국 한 봉지에 권장량 훌쩍…’덜짠덜단’ 생활 가능할까?

식약처는 나트륨과 당류 저감 표시기준 개정

나트륨과 당류는 의식하지 않으면 과다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나트륨 저감 표시 대상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트륨·당류를 줄인 제품 생산 활성화와 ‘덜 짠’, ‘덜 단’ 제품의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일부 개정은 이달 14일까지 행정예고한다.

여러 영양소 중 나트륨과 당류는 의도치 않게 과다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의 인기 점심 메뉴인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엔 나트륨이, 식후 필수인 커피 한 잔, 탄산음료에는 당류가 폭탄이다.

인기 많은 식품들, 나트륨·당류 얼마나? 

개정에는 ▲나트륨 저감 표시 대상 확대 ▲가공유, 발효유 등 당류 저감 표시 대상 신설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기존 국·탕, 삼각김밥 등에서 만두, 김밥이 새롭게 포함됐다.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은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의 나트륨 또는 당류 함량의 평균값보다 10% 낮은 제품, 자사 유사제품 대비 25% 이상 나트륨·당류 함량을 낮추고 평균값보다 낮은 제품에 ‘덜 짠’ ‘덜 단’ 등을 표시하는 제도다.

이번에 새로 포함된 식품군은 소비자의 수요가 높을 뿐만 아니라, 나트륨과 당류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다.

특히 국과 탕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경우 나트륨 섭취량은 권장량을 훌쩍 넘어서기 쉽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하루 권장량은 나트륨 2000mg(소금 5g), 당류는 50g 이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나트륨은 기준치의 약 두 배인 3890mg, 당류는 58g 이상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국, 탕 등 가정간편식 모두 2000mg가 넘는 나트륨이 들어있다. 작년 12월 소비자주권시민회가 판매량이 높은 주요 식품기업의 레토르트 제품을 무작위로 선정해 분석한 결과, 오뚜기의 ‘의정부식 부대찌개’는 나트륨 함량이 2280mg로 나타났다. 대상의 ‘냉이듬뿍 된장짜글이’도 2230mg, 롯데푸드의 ‘돼지고기김치찌개’는 2080mg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추가된 항목인 만두도 나트륨 함량이 낮지는 않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는 CJ제일제당(44.5%)으로, 주력 제품인 ‘비비고 군만두’는 한 봉(450g)에 나트륨 1320mg이 들어있다. 만두 한 봉에 1일 기준치의 60%가 넘는 나트륨이 들어있다. 이를 간식으로 6개(약 225g) 먹으면 나트륨 권장량의 30%를 넘기는 수준이며, 만두에 간장 등 양념류까지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얇은 피를 내세우며 2위를 차지한 풀무원의 ‘얇은피 꽉찬속 고기만두’는 1320mg, ‘얇은피 꽉찬속 김치만두’는 1700mg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발효유의 경우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윌’과 ‘야쿠르트’가 브랜드 점유율(2021년 기준)을 각각 15.7%, 10.5%로 1, 2위를 차지했다. 제품 판매량 순으로 윌(13g), 야쿠르트’(9g)으로 나타났다. 다만 야쿠르트의 경우 다른 음료에 비해 한 병당 용량이 65ml로 적다. 뒤를 이은 남양유업의 ‘불가리스(7.4%)’에는 당류가 10g, 빙그레 ‘요플레(6.5%)에는 제품당 6~7g의 당류가 들어있다.

가공유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에 20g의 당류가 포함돼 있다. 국내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트,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커피류의 당류는 평균 20g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시장에선 나트륨·저감 당류 표시기준이 적용된 제품이 다양하진 않다. 식품업체는 하나둘씩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나트륨 저감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아직은 널리 퍼지지는 않아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최근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출시에 활발한 곳은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반듯한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골곰탕, 김치찌개, 장아찌 등 제품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나트륨·당류 어떻게 줄여야?

나트륨 부족 시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고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과다섭취하면 고혈압, 동맥경화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고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도 비만 39%, 당뇨병 41%, 고혈압 66%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수많은 영양학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나트륨을 적게 먹으려면 평소 햄, 소시지, 라면 등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또 제품 구입 전 영양성분표를 보고 한 끼 식사에 얼만큼의 나트륨, 당류를 먹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것도 도움된다고 입을 모은다.

식사를 할 때는 국물은 남기더라도 건더기 위주로 먹고, 음식의 간을 낼 때도 소금이나 간장을 이용하기 보단 멸치, 양파, 다시마, 표고버섯 등으로 맛을 내는 것도 좋다. 또 탄산음료나 바닐라라떼, 모카 등 설탕이나 시럽이 첨가된 음료보단 보리차, 우유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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