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치료제 없는 알츠하이머...다음달 신속허가 나올까?
미국 알츠하이머 임상학회, 레카네맙·도나네맙 3상 결과 발표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가 열리면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신약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현지시간)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임상학회가 열렸다. FDA 허가를 받았던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의 부진 이후, 기존의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대한 의문까지 커지면서 신약 임상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번 학회에서 주목할만한 후보물질로는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카네맙,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등이 언급됐다. KB증권은 "다시 아밀로이드 베타 가능성에 불을 지핀 레카네맙과 내년 중반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릴리의 도나네맙, 타우 타깃으로 절반 성공을 거둔 타우렉스의 HMTM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9월 레카네맙의 임상 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기대감을 높혔다. 공동 개발사인 에자이-바이오젠은 지난달 29일 3상 결과를 추가 발표했는데, 투약 18개월 후에 인지능력 감퇴가 27% 늦춰졌다고 보고했다.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량도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다만 투여 환자의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안전성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FDA는 다음달 레카네맙에 대한 신속승인 절차에 돌입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도나네맙은 이번 발표 임상에서 환자 수가 200명에 불과하고, 주평가지표와 유효성 확인 지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상 결과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아두헬름과 우월성 비교를 진행해 6개월차에 평가 변수를 모두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뇌 내에 아밀로이드반 제거율이 도나네맙 치료군은 전체 37.9% 인원이 달성했으나, 아두헬름 치료군에선 1.6%만 조건을 충족시켜 차이를 보였다. 도나네맙은 현재 FDA 신속승인 신청을 하기 위해 검토되고 있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고, FDA 허들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이 아두헬름 허가때 확인되면서 시장 관심은 더 고조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 학회 발표로 빅파마와 투자자 관심이 다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이비엘바이오에 영향이 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이 모두 항체 의약품이기 때문에 출시에 성공하면 바이오 위탁생산(CMO) 수요가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증설로 케파가 넉넉해 수주 가능성이 높다.
에이비엘바이오의 BBB(뇌혈관장벽) 셔틀 기술에도 주목했다. 아두헬름의 뇌 투과율은 1.5% 이하, 레카네맙은 0.5%에 불과해 알츠하이머 개발에 BBB 셔틀 플랫폼이 필수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