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빠를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높아
40세 이전 폐경 시 심부전 1.33배, 심방세동 1.09배 ↑
이른 나이에 폐경을 경험한 여성은 심혈관계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조기 폐경 시 심부전,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팀(제1저자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신지인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저자 성균관대 의학연구소 정진형 박사 등)의 연구 결과다.
심부전은 심장 이상으로 전신에 충분한 산소가 전달되지 못하는 상태이고,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다. 이러한 심혈관질환은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심혈관계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 이후에는 여성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아직 젊지만 조기 폐경에 이른 여성도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평균 폐경 연령은 49.9세지만, 40대가 되기 전 폐경에 이르는 여성들도 있다.
연구팀이 2009~2018년 30세 이상 폐경 여성 140만 1175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중 2%(2만 8111명)는 40세 이전 폐경에 이르렀다. 조기 폐경을 겪은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36.7세였다.
연구팀은 해당 기간 심혈관계 건강과의 연관성도 살폈다. 그 결과, 조기 폐경에 이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부전은 33%, 심방세동은 9% 발생 위험이 높았다.
폐경 시 나이가 45~49세, 40~44세, 40세 미만이었던 여성은 50세 이후 폐경에 이른 여성보다 심부전 발생위험이 각각 11%, 23%, 39%, 심방세동은 각각 4%, 10%, 11% 높았다. 폐경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심부전과 심방세동 위험이 증가한 것.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성 생식력을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조기 폐경 여성은 심부전, 심방세동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생활습관 개선 등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동기 부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심장학회저널(European Heart Journal)≫ 8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