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나이 들면 매우 위험.. 고 송해 선생의 경우
노인의 위험한 낙상.... 젊은이에 비해 사망 10배, 입원 8배
고 송해 선생의 유족들이 고인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코미디 발전 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 송해 선생의 큰딸 송숙경, 작은딸 송숙연씨는 3일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회장 엄영수)를 방문해 “아버지가 생전에 코미디언 후배들을 위한 일을 많이 생각하셨다"면서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 원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두 딸을 비롯해 손자, 손녀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 후배들을 아끼다... 송해 선생, 낙상의 벽을 넘지 못했나?
큰딸 송숙경씨는 이날 "아버지가 100세 넘게 사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가족들이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송해 선생은 지난 6월 9일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별세헀다. 아침에 욕실에서 쓰러진 것을 가족이 발견해 119에 연락했으나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주변에선 근력이 약해진 고인이 욕실에서 넘어져 낙상사고로 별세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95세까지 건강수명을 누렸지만 낙상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종로구 낙원동 ‘모두의 극장’(옛 허리우드극장)에서는 고인의 49재 추모 행사가 열렸다. 공연을 기획한 김은주 ‘추억을 파는 극장’(실버영화관) 대표는 “송해 선생님은 생전 실버영화관의 홍보대사로서 후배 양성에 힘써 오셨다”며 고인의 후배 사랑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선 ‘어르신 낙상사고 예방 캠페인’도 열렸다. 주최 측은 행사 수익금으로 어르신 관객에게 미끄럼 방지 매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노인의 위험한 낙상 사고.... 사망 10배, 입원률 8배
노인이 넘어지면(낙상) 매우 위험하다. 젊은이들에 비해 낙상으로 인한 사망은 10배, 입원률은 8배 높다. 낙상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의 20~30%는 뇌출혈 또는 엉덩이뼈 골절로 고생한다. 남자 노인들은 뇌출혈, 여자 노인들의 경우 엉덩이뼈 골절이 더 많다(질병관리청). 또한 낙상을 경험한 일부 노인들은 다시 넘어질 것을 걱정해 잘 움직이지 않아 근력이 더 약해져 오히려 낙상 위험이 커진다. 낙상은 노년 뿐 아니라 골감소증-골다공증이 진행되는 중년 여성들도 위험하다.
◆ 집이 위험하다... 화장실의 타일, 장판 바닥, 계단
낙상은 주거 시설(가정)에서 생기는 사고가 38.9%로 가장 많다. 이어 길-도로(25.8%), 외부 식당 등 상업시설(10.0%) 등의 순이다. 집은 욕실(화장실)의 타일, 마루-방 등의 장판 등 미끄러운 바닥과 계단에서 많이 발생한다. 화장실, 방-거실 바닥 위의 물기, 주방 주위의 식용유 등 미끄러운 물질은 즉시 닦아내야 한다. 침대 낙상도 위험하다. 주로 어두운 침실에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급하게 움직일 때 자주 발생한다. 전립선 질환이나 요실금으로 밤에 화장실에 자주 가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 낙상으로 인한 사망 원인... 뇌출혈, 엉덩이뼈-허리뼈-골반 손상
노인의 엉덩이뼈 골절의 90% 이상은 낙상에 의한 것이다. 노인의 낙상은 몸의 신진대사 저하로 이어져 욕창이나 패혈증 같은 합병증까지 나타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가벼운 낙상 후 지속적으로 근육통이 있다면 척추압박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척추 뼈가 부러진 것이 아니라 으스러져 납작하게 눌러 앉은 것이다. 특히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약해진 뼈 때문에 아주 작은 충격에도 뼈가 납작하게 눌리는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넘어지면서 머리 부분을 땅이나 물체에 부딪히면 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 뇌의 혈관에서 피가 흘러나와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미끄러지면 손목 부위의 골절이 생기거나 허리뼈, 가슴 부위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 낙상 예방법... 안전한 다리 근력 운동은?
규칙적인 운동은 근력과 균형 감각을 증가시켜 낙상 위험을 17% 정도 줄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하체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2~3회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근력은 90대 이후에도 향상된다. 안전하게 벽이나 의자를 잡고 발뒤꿈치 들어 올리기 운동을 하거나 앉아서 허벅지나 종아리에 힘을 주는 운동이 좋다. 종아리, 엉덩이, 다리 근육 등의 스트레칭도 필요하다. 몸을 자주 움직이면 균형 감각도 좋아진다.
◆ 낙상 예방법... 일상에서 주의할 점은?
1) 어지러움이나 두통이 생기는 안정제나 근육 이완제, 고혈압 약 등을 복용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2) 누워 있거나 앉은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생겨 낙상할 수 있다. 천천히 일어나는 게 좋다. 음주도 주의해야 한다. 3) 욕실이나 거실이 미끄럽지 않게 신경 쓰고 화장실 바닥의 물기는 없애야 한다. 화장실 문 앞에 미끄럼 방지 깔개 등을 두는 것도 좋다. 4) 싱크대 근처의 바닥에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매트를 놓는 게 도움이 된다.
5) 방과 현관의 문턱-문지방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명이 어둡거나 나간 전구는 바로 교체한다. 6) 전립선 질환이나 요실금이 있으면 방에서 소변을 볼 수 있도록 소변통(환자용)을 구입하는 게 좋다. 밤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7) 침대를 사용하면 바로 옆에 조명을 켤 수 있도록 준비한다. 잡을 수 있는 침대 난간이 있으면 더욱 좋다. 8) 갑자기 자세를 바꾸거나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생활화한다. 9) 발에 꼭 맞는 신발, 바닥에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신발을 신는다. 10) 항상 다리 근육에 신경 써 미끄러지 않도록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