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엄마, 공격적 성격 강하다
자녀 위험할 때 보호하려는 본능 때문에 변해
아이를 낳은 뒤 유난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성격 변화가 모유 수유를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제니퍼 한-홀브룩 박사는 최근
수유 방식이 엄마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의 공격적 성향은 분유를 먹이는 엄마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모두 5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18명은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였고 17명은 분유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나머지 20명은
아이가 없는 여성들이었다.
연구팀은 아이가 있는 엄마의 경우 아이를 실험실 주변에서 놀도록 한 뒤 엄마들에게
일부러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연구원들과 컴퓨터 게임으로 승부를 겨루도록 했다.
그리고 게임에서 이길 경우 큰 폭발음을 내는 소리 버튼을 마음껏 누르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이 만들어낸 폭발음의 시간과 강도는 분유로
키우는 엄마나 자녀가 없는 엄마에 비해 두 배나 길고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유 수유 엄마의 공격성이 일반 여성에 비해 두 배 가량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모유 수유 엄마는 수유기 동물들이 나타내는
본능적인 공격성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공격성은 보통 사자나 곰,
사슴 등 포유류 동물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이 때문에 이런 현상을 ‘엄마 곰 효과(mama
bear effect)’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홀브룩 박사는 “모유 수유를 하면 엄마들은 주변의 작은 변화조차 아이에게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서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본능이 엄마의
성격을 공격적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으며 미국 CBS뉴스 온라인판이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