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 엽산제 먹으면 조산 위험 절반
한국은 복용률 낮고 복용시기도 놓쳐
임신
전 1년 동안 엽산제를 복용하면 조산 위험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 갤버스톤 의대의 산부인과 라덱 부코스키 박사 팀은 엽산제를
복용한 여성 3만803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임신 전에 엽산제를 복용하면 조산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임신부를 개별적으로 검사해 고혈압이나
임신 중독증이 있는 사람은 제외시켰다.
그 결과 임신 전 엽산제를 1년 이상 복용한 여성은 20~28주에 조산할 위험을 50~70%,
28~32주에 조산할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아기 출산을 위한 단체인 '마치 오브 다임스(March of Dimes)‘의 앨런
플라이시먼 교수는 “부코스키 박사의 연구는 가임기 여성들은 매일 엽산을 400㎍씩
먹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엽산제 복용에 대해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최영준 교수는 "미국에는 임신부가
엽산제를 먹는 것이 보편화돼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국내서도
엽산제 복용이 신경관 결손증(무뇌아, 척추이분증 등)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임신 전 3개월부터 임신초 3개월까지 엽산제를
복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동 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 팀 역시 임신부의 엽산제 복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엽산제를 제때 복용하는 임신부는 10%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4월26일 발표했다. 연구 팀은 “많은 임신부가 엽산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며,
효능을 아는 임신부 상당수도 임신을 확인한 뒤인 임신 6~7주나 돼서야 복용을 시작하는
등 복용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엽산제는 일반의약품으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단일 엽산제
또는 엽산이 포함된 종합 비타민제 형태로도 판매된다.
하루에 필요한 엽산 양은 약 200㎍ 정도이고 임신기에는 두 배인 400㎍ 정도가
권장된다. 엽산이 풍부한 음식은 시금치, 깻잎 등의 푸른 채소와 내장, 알, 곡류,
땅콩, 키위, 토마토, 오렌지, 동물의 간 등이다. 그러나 음식으로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국 공중 위생국(NSF)은 1992년부터 가임 여성에게 엽산제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부코스키 박사의 연구는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 학지(PLoS Medicine)’ 온라인
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에 12일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