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틀어 놓으면 영아돌연사 예방??
환기 효과로 이산화탄소 농도 낮춰
선풍기나 천장에 다는 실링팬을 켜 놓는 것이 불충분한 환기 상태에서 일어나는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의료그룹인 카이저 퍼머넌트병원 연구소 공중보건 전문가인 킴벌리 콜맨폭스
연구원은 SIDS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 185명과 지역, 인종, 나이가 돌연사한 아이와
비슷한 아이가 있는 어머니 312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에는 선풍기나 실링팬 사용 여부, 젖꼭지 사용 여부, 창문 유무, 방의
위치, 이불 재질 및 개수, 깔개 재질, 방 온도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돼 있었다.
SIDS는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잠자는 자세의 이상, 해부학적 결함
등으로 인해 산소 호흡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다. 보통 엎드려 자거나, 이산화탄소를
마실 경우, 너무 덥거나 담배 연기에 지속될 경우,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생길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94년부터 아이를 똑바로 눕혀서 재우는 캠페인을 벌여 영아돌연사를
2003년까지 56%나 줄였다.
조사 결과 그 동안 영아 돌연사의 위험으로 알려진 여러 상황들이 다시 확인됐다.
SIDS로 사망한 아이들의 68.9%는 엎드려 있거나 모로 누워 있었고, 95.9%는 젖꼭지를
물고 있지 않았으며, 11.4%는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12.1%는 부드러운 재질의
깔개 위에서 잠을 잤으며 14%는 부모 이외의 다른 사람과 같은 침대에서 잤다.
잠을 잘 때 통풍이 잘 안되면 아기 코와 입 주변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게
된다. 연구팀은 선풍기나 실링팬을 켜지 않는 집에 비해 선풍기를 켠 집은 SIDS를
72%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실내 온도가 21도 이상 올라가면 SIDS는 94%나
줄일 수 있다. 선풍기를 틀어 놓는 것은 엎드려 자거나 모로 누워 자는 아이, 다른
사람과 침대를 함께 쓰는 아이의 사망도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를 똑바로 눕히거나 젖꼭지를 물리는 것 만으로도 영아돌연사를 막을 수 있지만
조사 결과 아이를 돌보는 사람의 25%는 제대로 된 자세를 모르고 있었다. 콜맨폭스
연구원은 “양육자가 젊을 수록, 수입이 적을수록,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아이를
엎드려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선풍기나 실링팬의 사용 빈도도 이런 사람들에서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소아 청소년 의학지(Archives of
Pediatrics & Adolescent Medicine)' 10월호에 게재됐고, 미국 방송 ABC 온라인판,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