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동네 여학생 TV 많이 봐
부유한동네 시청시간의 5배, 미국 10대 화면중독 심각
10대 청소년의 TV-컴퓨터 화면 중독이 심각하다는 통계가 소개됐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생트쥐스틴 어린이병원 트라시에 바네트 교수팀은 1999년부터
5년 동안 몬트리올의 중학 1학년~고교 1학년까지 10대 청소년 1293명을 대상으로
TV, 비디오게임, 컴퓨터게임 시간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의 절반 이상, 여학생의 25%
이상이 일주일에 평균 42시간 이상을 전자화면 앞에서 보냈다고 6일 열린 ‘미국
심장학회 연례회의(American Heart Associations Annual Conference)’에서 발표했다.
TV, 비디오게임, 컴퓨터게임 등 전자화면에 몰두하는 행동은 일종의 ‘화면 중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학뉴스 웹진 ‘헬스데이(Healthday)’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대상자가
화면 앞에서 보낸 42시간 중 85%는 텔레비전을 시청한 것이었다.
이중에서도 가난한 동네에서 사는 여학생이 부유한 동네에 사는 여학생보다 화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동네에 사는 남학생은 또래끼리 어울려 운동을 즐기는 등 삭막한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이지만, 여학생은 외출을 꺼리고 집안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10대 청소년의 화면 중독 현상은 비만, 흡연, 음주, 폭력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바네트 교수는 “과거 연구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TV시청과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면서
운동을 기피하고 이것이 비만을 일으킨다는 내용이 발표됐다”면서 “앞으로 가난과
화면중독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10대 청소년이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 점이 하나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들과 뛰놀며 정상적인 사회성을 발달시켜야 하는데,
TV나 게임에 몰두하다보면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다”며 “특히 TV에서 보여주는
외모지상주의, 성공과 같은 가치관에 익숙해지면 스스로의 진정한 가치관 형성은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은 하면 할수록 집착하게 되는 ‘행위 중독’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청소년이 생각할 시간을 빼앗고, 할 일을 못하게 만든다”면서
“이로 인한 부모의 꾸중이 청소년과 부모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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