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한번 듣고 화가 난다?"...젊은층 화병, 4단계를 확인하라!

감정 겉으로 표현 못하면 만성 화병으로 발전...스트레스 관리법 중요

명절 연휴기간, 모처럼 만난 친척들에게 듣는 잔소리로 스트레스가 쌓여 화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몇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명절 잔소리 메뉴판'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명절 연휴기간 만나는 가족, 친척들로부터 듣는 단골 잔소리들에 일정한 금액을 책정한 뒤, 해당 금액만큼의 용돈을 지불해야 잔소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물론 잔소리 메뉴판은 일종의 농담처럼 소비되지만, 이러한 유행의 이면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척의 잔소리에 대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명절 스트레스는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나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화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화병은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쌓이면서 만성적인 분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주로 답답함과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두통, 온몸이 쑤시는 증상 등을 동반한다. 드물지만 고혈압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에 따르면 화병은 보통 분노기, 갈등기, 체념기, 증상기 4단계에 거쳐 발생한다. 분노기는 화를 직면했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시기로, 몇 분에서 며칠이 지나면 끝난다.

갈등기는 분노를 해소하는 시기에 나타나며, 고민이 많고 불안하거나 쉽게 놀라는 등 정신적인 증상으로 발현된다. 체념기는 분노를 억제하고 참는 단계로, 감정이 해소되지 않아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

마지막으로 증상기는 오랫동안 쌓인 억울함으로 분노와 우울, 불안 증상이 많으며 화병의 신체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화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증상기가 가장 많다. 이는 화병이 뚜렷한 외상이 없어 방치하다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서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화병 자가진단법을 소개하며, 아래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전문의에게 상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힌다.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들어 힘들다.

△얼굴이나 가슴에 열감이 느껴진다.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진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많이 든다.

△마음 속에 화가 쌓여 있거나 분노가 치민다.

화병이 의심돼 병원을 방문하면 심리 상담이나 약물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다만 단순히 증상을 없애는 것을 넘어, 환자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화병은 명절이 끝난다고 해서 단기간에 나아지기 어렵고, 치료가 쉽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며 "화병의 원인이 되는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스스로 감정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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