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전기 충격 가한 듯"...3년간 매일 알수 없는 통증, 알고보니 '이 병'?

얼굴 양쪽에 전기 관통하는 듯한 통증 매일 지속돼...결국 '비정형 삼차 신경통' 진단 받은 여성 사연

거의 3년 동안 매일 얼굴에 '죽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을 느낀 한 여성이 있다. [사진=호주 고펀드미 Gofundme]
거의 3년 동안 매일 얼굴에 '죽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을 느낀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호주 일간 호주닷컴,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이 고펀드미에 올라온 내용을 소개한 바에 따르면 호주에 사는 에밀리 모튼은 2022년 초 모든 것이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었다. 인생의 반려자인 앤디와 막 결혼식을 올렸고, 가정을 꾸리기 시작한 때였다.

그러던 어느날 치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통증이 느껴졌다. 모튼은 치과를 찾았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며칠이 지나자 통증은 극심해졌고, 입 전체와 얼굴 양쪽으로 퍼져나갔다.

모튼은 “치과 의사가 하루 종일 내 치아 하나하나에 구멍을 뚫고 있는 것 같다. 이 통증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상상해 보라. 미칠 노릇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얼굴에 닿는 모든 것이 전기 충격처럼 통증을 유발했고, 전기가 얼굴 양쪽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그는 "웃을 때, 말할 때, 밥을 먹을 때도 아팠다. 일상적인 모든 것들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이 정도의 고통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튼은 마치 번개에 맞아 쓰러져 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지만, 치과 의료진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모튼은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일련의 뇌 스캔과 혈액 검사를 받았다. 결국 삼차 신경통의 변형인 '비정형 삼차 신경통'을 진단 받았다.

이 질환은 얼굴에서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삼차신경에 영향을 미치며, 얼굴의 특정 부위를 가볍게 만지기만 해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은 얼굴 한쪽에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모튼은 얼굴 전체에 통증이 있었다.

의료진은 모튼에게 “의학적으로 알려진 가장 고통스러운 질환”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기본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차 신경통을 앓는 사람들은 그 통증이 너무 고통스러워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자살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튼은 통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수천 달러의 비용을 썼지만 어떻게, 왜 이 질환에 걸렸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다. 대체 치료법을 찾기 위해 유럽까지 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는 “나를 안심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동안 삶 전체가 보류된 상태다. 하루하루를 견디며 희망을 붙잡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모튼은 호주에서 MRI 유도 집속 초음파라는 새로운 유형의 신경외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특정 뇌 시상 부위에 정밀하게 집중된 초음파를 전달해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50대 50의 확률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고가의 비용이 든다. 현지 이 비용을 위해 기부 모금을 진행중이다.

모튼은 “보통 50세 이후에 진단을 받는데, 젊은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삶을 파괴한다. 불치병은 아니지만 생명을 앗아가는 병이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솔직히 이 땅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들 중 일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날카로운 송곳에 찔리거나 전기 통하듯 통증...외상이나 대상포진으로 인한 원인이 가장 많아

삼차신경은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이다. 이 삼차신경에 병적인 변화가 생겨 얼굴의 감각 이상 및 씹기 근육의 약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삼차신경통이다. 주된 증상이 통증인 경우에는 삼차신경통(trigeminal neuralgia)이라고 한다. 삼차신경통은 비교적 흔한 뇌신경통으로, 연간 인구 10만 명당 4.5명꼴로 발생한다.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이다. 두개골 기저부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 복잡한 기저부를 통과하는 삼차신경이 다른 뇌신경 및 관련 구조물과 함께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감염 질환 중에서 삼차신경병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대상포진이다.

일반적인 삼차신경병증의 증상은 얼굴 감각의 저하 및 씹기 근육의 약화로 시작된다. 삼차신경에만 기능 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대개 인접한 다른 뇌신경의 기능 부전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편측성(한쪽)으로 나타나며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전기가 강하게 통하는 것처럼 갑자기 생긴다. 수초~2분간 지속되다가 호전되며 수면 시에는 이런 발작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통증은 매우 참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얼굴을 움찔거리게 된다. 통증은 저절로 나타나기도 하고, 말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유발되기도 한다. 얼굴의 어느 부분을 건드리면 통증이 나타난다. 이 부분을 유발점이라고 하며, 상악과 하악 분지에서 주로 발생한다. 실제 통증 부위와 전혀 다른 위치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다른 감각 기능은 대개 정상이다.

이때 통증은 치주 감염, 부비동 질환, 중이염, 급성 녹내장, 악관절 질환, 대상포진과는 감별해야 하며, 통증을 설명할 만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자세한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해서 진단한다. 두경부 검사 결과가 정상이고, 신경학적 이상이 없으면서, 무통성 자극에도 주기적인 편측성 안면통을 호소할 경우 삼차신경통을 의심할 수 있다.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