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 리가켐바이오, 성공적 임상 결과 낼까?

메리츠증권 “우수한 데이터 예상…시간 지날수록 기업가치 상승”

리가켐바이오 김용주 대표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난달 레고켐바이오에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임상 데이터 공개를 앞둔 리가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경우 주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리가켐바이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8일 전망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여전히 ADC(항체-약물 결합체)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달만 해도 MSD가 ‘앱슈틱스’를, 젠맙이 ‘프로파운드바이오’를 인수하며 ADC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서 흔히 발견되는 항원을 찾아내는 항체(Antibody)와 암세포에 작용하는 약물(Drug)을 붙인 치료제다. 항체가 찾아낸 종양을 약물이 죽이는 원리로,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기존 화학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약물과 항체를 결합하는 자체 링커 기술의 완성도를 인정받은 국내 대표 ADC 전문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바이오텍에 ‘LCB84’를 기술이전하며 약 2조2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약물 기준 국내 기업 역대 최대 규모 기술이전이다. 해당 계약을 포함해 리가켐바이오가 진행한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계약금은 총 8조7000억원이다. 글로벌 수준에서 충분한 경쟁력과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9월 시작한 ‘LCB71’의 고형암 대상 임상 1상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는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 최초 공개될 것이 유력하다.

LCB71은 다양한 종류의 혈액암과 고형암에서 발견되는 ‘ROR1 단백질’을 겨냥한 ADC 항암제다. 독성이 강한 약물인 피롤로벤조디아제핀(Pyrrolobenzodiazepine, PBD)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크다. 김 애널리스트는 경쟁 약물 대비 높은 안정성이 리가켐바이오의 무기라고 분석했다. 독성과 효능이 강한 PBD를 사용한 ADC 항암제는 부작용 위험을 얼마나 낮췄는 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이다.

실제로 PBD를 전달 약물로 사용한 스위스 ADC 테라퓨틱스의 ‘진론타(성분명 론카스투시맙)’는 대표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증 발생률이 70% 이상으로 보고됐다. 화이자가 인수한 씨젠 역시 PBD 계열 항암제 임상 중 사망자가 보고되며 개발을 중단한 적이 있다.

반면 현재까지 공개된 데이터에 의하면 LCB71의 임상 과정에서 혈소판 감소증 발생률은 10% 내외다. 이는 리가켐바이오 파이프라인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것이 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 리가켐바이오의 매출 역시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존슨앤드존슨과의 기술이전 계약 선급금이 올해 대부분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선급금 1300억원을 올해 1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분기마다 260억원씩 수령한다. 의약사업부문 매출이 연간 약 210억원씩 발생한 것을 고려했을 때 올해 리가켐바이오의 매출은 125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매출(342억원)보다 약 266% 증가하게 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요인을 바탕으로 리가켐바이오의 적정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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