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들 기력 살린 ‘이것’… 제대로 효과 보려면

예부터 품질과 가치 진귀하게 여긴 침향, 품질과 원산지 꼭 따져야

약재로서 침향의 효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고증돼 왔다. 한의학에 따르면 침향은 체내 기운을 잘 다스리는 성질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귀한 한약재로 여겨지는 세계 3대 향이 있다. 사향노루의 사향샘을 건조해 얻는 사향, 향유고래 수컷의 창자 속 이물로 만드는 용연향, 침향수에서 오랜 세월 서서히 형성된 수지(樹脂 나무의 진)인 침향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 향은 침향이다.

침향나무는 상처를 입거나 병원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스스로 수지(樹脂 나무의 진)를 분비한다. 액체 상태로 분비된 수지가 오랜 시간에 걸쳐 딱딱히 굳으면 비로서 침향으로 탄생한다. 이 과정이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까지 걸린다. 생성 기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예부터 약재로서 품질과 가치를 귀하게 여겼다.

향의 제왕, 왕들이 선택한 약재…활력 보충, 변비, 간 건강까지

현대에 이르러서도 침향은 향의 제왕이다. 샤넬, 톰포드, 디올 등 세계적 향수 브랜드 원료로 사용돼 품질을 결정짓기도 하고, 세단 벤츠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00에 침향향기 분사시스템 제공되고 있을 정도다.

약재로서 침향의 효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고증돼 왔다. 한의학에 따르면 침향은 체내 기운을 잘 다스리는 성질이 있다. 구토·기침·천식·딸꾹질을 멈추고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은 이 성질 때문이다. 복부 팽만, 변비나 소변이 약한 증상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침향의 성질에 대해 “뜨겁고 맛이 맵고 독이 없다. 찬 바람으로 마비된 증상이나 구토·설사로 팔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고쳐주며 정신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명나라 의서 본초강목에는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주며 위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한다”고 침향의 심신 안정효과가 기록돼 있다. 중국 당나라 의서 해약본초에 따르면 “침향은 맛이 쓰고 따뜻하며 독이 없다. 가슴과 배의 통증, 곽란으로 인한 중악, 사귀에 의한 질병을 다스리고 정신을 맑게 한다” 고 설명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침향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조선의 왕들이 기력이 쇠하고 활력이 떨어진 몸을 보충하는 약으로 침향을 활용해 왕의 자양강장제로 처방했다는 내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숙종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과 변비를 다스리기 위해 팔미지황탕에 침향 5푼을 더해 상복했고, 경종은 자신의 지병이었던 간질을 진정시키기 위해 침향이 들어간 ‘신비침향환’을 먹었다고 한다.

침향이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20년 8월 국제분자과학회지에 실린 내용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뇌 손상과 퇴행을 막는 데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향의 3가지 핵심 성분, 심신 안정과 항산화 효과 탁월

침향에 대한 효능 연구는 현대의학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연구를 통해 밝혀진 침향의 핵심 성분은 베타셀리넨(β-selinene), 아가로스피롤(Agarospirol), 쿠쿠르비타신(Cucurbitacin) 등이 있다. 베타셀리넨은 만성 신부전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만성 신부전 환자가 침향을 섭취했을 때 식욕부진과 복통, 부종 등의 증상이 호전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가로스피롤은 신경을 이완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능을 지녔다.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불면증 극복에도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쿠쿠르비타신은 오이, 호박 등 박과 식물에도 함유된 성분이다. 쓴맛이 나고 세포독성을 가지고 있어 벌레·세균·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침향이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20년 8월 국제분자과학회지에 실린 내용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뇌 손상과 퇴행을 막는 데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컷 쥐 50마리를 10마리씩 다섯 그룹으로 나눠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은 한 그룹을 제외하고 네 그룹에 매일 6시간씩 11일 동안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한 뒤 침향 추출물의 농도를 달리해 투여했다.

그 결과 침향 추출물을 투여한 쥐 그룹에서 뇌의 활성산소가 가장 현저하게 줄었다.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스트레스 호르몬) 농도도 유의하게 감소해 실험 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침향 추출물이 스트레스로 인해 과활성화 된 뇌의 면역세포 미세아교세포를 억제해 염증 손상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효과 제대로 보려면, 품질과 원산지 꼼꼼히 따져야

침향의 알려진 효능만 △기력보충 △보온효과 △뇌 건강개선 △혈액순환 △양기보충 △갱년기완화 △신장기능향상 △염증제거 △위장질환개선 △암예방 등 다양하게 알려져 있는 만큼 기력이 딸릴 때나 피곤할 때뿐 아니라 꾸준히 건강 관리를 위해 먹는 것이 좋다.

침향을 선택할 시에는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며 침향의 품종과 원산지가 확인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도움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침향나무의 종은 약 21종이 있으며 주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중국에 분포한다. 그 중 식약처 인정 받은 식품 원료는 인도네시아산이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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