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야한 꿈 꿀까?”…그 꿈에서 친구의 애인과 키스한 이유는?

익숙한 사람들 나와 성관계 꿈...평소 야한 생각 많이 하는것과 상관있지만 뇌의 상상력 네트워크의 산물,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어

한 연구에서 성인 10명 중 8명은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꿈을 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친구나 직장동료, 상사도 포함된다. 가령, 친구의 애인이나 배우자가 뜬금없이 꿈에 등장하기도 하고 유명인, 직장 동료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왜 이런 꿈을 꿀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달콤하디 달콤한 에로틱한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당황스럽다. 그 대상자가 지금 애인이나 배우자가 아니라 평소에 아무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라면? 꿈에서 깨어나니 찝찝한 이런 에로틱한 꿈…평소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꿈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다니! 심지어 정말 관심 없는 내 친구의 애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왜 이런 꿈을 꾸는 것일까.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 성인 10명 중 8명은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꿈을 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친구나 직장동료, 상사도 포함된다. 가령, 친구의 애인이나 배우자가 뜬금없이 꿈에 등장하기도 하고 유명인, 직장 동료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성애자임에도 동성 친구와 스킨십 꿈을 꾸기도 한다.

일상에 무작위 사람들이 왜 내 꿈에 나타나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영국 데일리메일은 신경과학자 라훌 잔디알 박사의 설명을 통해 에로틱한 꿈에 대한 해석을 내놨다. 잔디알 박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성관계 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그 원인은 완전히 다르다.

왜 야한 꿈 꿀까?…성관계 포르노 시청, 자위 횟수보다는 섹스 환상 얼마나 자주 하는지에 달려 

일상에서 환상을 품는 누군가와 관련된 섹스 꿈은 충분히 꿀 수 있는 일반적인 유형이다. 다른 유형의 섹스 꿈은 평소 싫어하거나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과의 관계다. 그렇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잔디알 박사는 “모든 꿈은 깨어 있는 삶의 규칙과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뇌의 상상력 네트워크의 산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평소 내 생각과 아무 관련성이 없어도 무작위 이야기로 만들어져 꿈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상상력이 자유로워져 기억 속에서 느슨한 연관성과 연결고리를 자유롭게 찾아낼 수 있다. 꿈은 사람들에 대해 놀랍고 혼란스럽고 심지어 에로틱한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이끌어 낼 수 있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우리 뇌의 논리적인 집행 네트워크가 정지되기 때문에, 멋대로 흐르는 에로틱한 공상을 스스로 멈출 수는 없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스스로의 판단으로부터도 자유롭기 때문에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깨어 있는 일상에서 금기시되거나 상상할 수 없는 성적인 만남을 꿈에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것이다. 꿈 속 성관계 대상자가 현재 애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뇌에서 새로운 성적 상호 작용에 대한 성향이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잔디알 박사는 “깨어 있을 때 에로틱한 상상력에 대한 이러한 절제된 영향은 꿈을 꿀 때 사라지고, 에로틱한 꿈은 매우 창의적이고 탐험적일 수 있다”며 “이 같은 조절 영향력이 무뎌지면 높은 곳에서 날거나 물속에서 숨을 쉬는 꿈, 또는 수많은 창의적인 시나리오를 꿈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하는 성적 판타지(fantasy)가 있다면 에로틱한 꿈은 원초적인 사고 실험에 가깝다”며 “의식적으로 행해지는 환상에서는 전혀 생각나지 않더라도 무의식의 꿈에서는 누구나 성별을 바꾸거나 양성애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왜 성관계 꿈을 꾸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깨어 있을 때 얼마나 성적으로 활동적인지, 포르노를 얼마나 많이 보는지, 자위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 섹스 꿈의 가장 좋은 예측 인자는 섹스에 대한 환상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에 달렸다. 잔디알 박사는 “깨어 있을 때 에로틱한 상상력이 더 활발하다면 밤에 에로틱한 꿈에 더 개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보다 동료나 상사가 왜 내 꿈에? 

일반적으로 에로틱한 꿈에 등장하는 이상형인 성적 파트너를 떠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지만, 원하는 파트너가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자신과 가까운 사람, 지극히 평범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 심지어 혐오스러운 사람도 나올 수 있다. 성관계 꿈에는 종종 전 파트너, 전 상사, 동료, 친구, 이웃, 심지어 가족까지 등장하며, 익숙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성관계 꿈이 진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초기 인간이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응해온 과정이라는 것이다. 만약 나의 연인이 죽으면 ‘마을 부족 안에서 누군가와 다시 결혼해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본능적 성적 관계’를 그 안에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가까운 사람과의 성관계 꿈을 꾸게 되는 진화론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친숙함이 에로틱한 꿈을 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할리 베리, 라이언 고슬링, 제니퍼 애니스톤 등과 같이 유명인에 대한 환상을 꾸는 횟수로도 설명할 수 있다.

영국 레스터 대학교의 로드리고 퀴안 퀴로가 박사는 유명인이 우리 뇌 세포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거의 가족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퀴로가 박사는 사람들의 대뇌 피질에 가느다란 전극을 삽입해 개별 뉴런이 어떻게 발화하는지 관찰한 결과, 특정 뉴런이 유명인의 사진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령 어떤 한 사람 뇌의 특정 뉴런이 할리 베리의 사진에만 반응하고 다른 사람의 사진은 무시했다. 이 신경세포는 레드카펫에 선 그의 사진, 의상을 입은 사진, 심지어 이름만 적힌 사진에도 반응했다. 또 다른 사람도 특정 신경세포가 제니퍼 애니스톤의 사진을 보면 반응하고 다른 사람, 동물, 건물의 사진은 무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잔디알 박사는 “유명인은 말 그대로 뇌 신경 구조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그들이 오랜 친구나 이웃처럼 우리에게 친숙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런 친숙한 유명인이 꿈에 나와 친밀한 스킨십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 에로틱한 꿈에 나온 사람이 전 애인이든 직장 상사이든, 유명인이든 그 대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 꿈이 의미하는 바는 다른데 있다. 예를 들어, 꿈에서 상사가 나왔다면 상사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생각하는지와는 상관없이, 스스로가 직장에서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하고 싶거나 자신의 직업적 야망을 인정받고 싶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잔디알 박사는 “에로틱한 꿈은 진정한 성적 욕망의 그 이상이며, 욕망 그 자체의 구체화”라고 표현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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