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말 잘 못해” 뇌종양으로 오진…77세女 뇌에 ‘이것’, 뭐길래?

어지러움·의식 혼란 등 겪다가 결국 사망...물가에 서식하는 아메바에 감염

뇌종양인줄 알았던 여성의 뇌에서 아메바가 발견됐다. 뇌 스캔 검사 결과(오른쪽) 의료진들은 화살표 부분을 종양이라 판단하고 뇌암이라 진단했으나, 체액 검사 결과 여성은 발라무티아 만드릴라리스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아메바는 주로 따뜻한 물에 서식한다. 왼쪽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왼쪽). [사진=게티이미지뱅크(왼쪽) / 데일리메일 보도 및 국제학술지 헬리온(Heliyon)]
뇌종양인줄 알았던 여성의 뇌에서 아메바가 발견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의 77세 여성은 어지러움, 의식 장애, 말하기 어려움 등 증상을 겪었다. 며칠간 지속되는 증상에 병원을 찾은 그는 의사로부터 뇌종양을 진단을 받았다. 뇌 스캔 검사 결과 의료진들은 뇌에 종양이 있는 것이라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체액 검사 결과 ‘발라무티아 만드릴라리스(B mandrillaris)’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라무티아 만드릴라디스는 뇌로 퍼져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아메바의 일종이다. 의료진들은 이 여성이 연못 등 물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아메바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성은 입원 약 10일 만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정신이 흐릿해지거나 말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고 기도가 막혀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만 했다. 상태가 악화하자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치료를 포기, 이후 여성은 사망했다.

1986년 처음 발견된 아메바…전 세계적으로 200건 감염 사례, 환자 90%는 사망해

발라무티아 만드릴라리스는 1986년 첫 발견됐다. 전 세계적으로 200건이 보고됐으며 그 중 절반은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발라무티아에 감염된 환자의 90%는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률이 높은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발라무티아가 몸속에 들어오면 뇌로 이동해 육아종 아메바성 뇌염(granulomatous amebic encephalitis·GAE)을 유발한다. GAE는 기생충 감염으로 인해 중추신경계 문제 등을 유발한다. 환자는 발열, 두통, 구토, 무기력증 등을 겪는다. 상태가 심하면 근력이 약화해 걷기조차 어려워지며 의식이나 언어 장애 등도 발생한다.

주로 따뜻한 물에서 발견…강이나 호수 등 레저활동 주의해야

발라무티아는 주로 따뜻한 물에서 발견된다. 사연 속 여성처럼 물가 근처에 살거나 강이나 호수 등에서 레저활동을 즐긴다면 주의해야 한다. 발라무티아 외에도 물에서 발견되는 아메바는 여럿 있다. 그 중 잘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섭씨 30도 넘는 지역의 담수에 서식한다.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 있을 때 코를 통해 들어가 뇌에 침투한다. 약 97% 치사율로 치명적이다.

발라무티아 만드릴라리스는 주로 미국과 남미 사례가 흔하지만 위 사연처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두 건의 보고 사례가 있다.

첫 번째 사례는 2019년 71세 남성이다. 이 남성은 별다른 감염 증상은 못 겪었으나 뇌 MRI 검사 결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변이 확인됐다. 약 일주일 뒤 환자는 발열, 의식 혼미함 등을 느꼈으며 두 번째 뇌 검사에서 큰 결절이 발견됐다. 두 번째는 2021년 면역력이 정상이던 50세 남성이 발라무티아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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