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 다 막혀”…온몸에 수천개 종양 난 女, 무슨 병?

유전적 돌연변이로 피부 표면에 종양 생기는 희귀병...국내에도 4000명 추산 보고

수천개의 종양이 온몸을 뒤덮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수술 전(왼쪽)에는 숨을 쉬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큰 종양이 코와 이마, 목, 팔 등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제거술 이후(오른쪽) 개선됐다. [사진=데일리메일 보도 캡처/TLC’ Take My Tumor’]
수천개의 종양이 온몸을 뒤덮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눈, 코 등 얼굴과 몸에 나타난 종양때문에 숨을 쉬거나 걸을 때조차 괴로움을 느꼈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남미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차메인 사하데오(42)는 1형 신경섬유종증(NF-1 neurofibromatosis)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신경계, 뼈, 피부 발육 문제를 보이는 병으로 주로 아동기에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밀크반점이라 불리는 연한 갈색 반점, 겨드랑이나 서혜부의 주근깨 반점, 피부 표면에 덩어리 형태로 발생하는 종양 등이다.

13살에 생긴 종양이 심해지며 온몸 뒤덮어…시력 저하, 배뇨 어려움 등 동반

차메인은 환자들 중에서도 증상이 심해 종양이 전신에 발생했다. 13살 얼굴에 몇 개 생긴 종양이 현재는 수천개로 늘었다. 눈, 코, 입, 두피, 팔다리, 가슴, 엉덩이, 생식기 부위 등 몸 곳곳을 종양이 덮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코에 난 종양은 콧구멍을 막고있어 숨을 제대로 쉬기조차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다리의 종양에 의해 걸을 때도 어려움을 겪었다. 생식기 종양은 소변을 보는 것조차 불편하게 만들었다. 눈에 자리잡은 종양은 시력을 흐릿하게 만들어 운전을 할 수조차 없었다. 그는 “종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 입에도 종양이 있어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3000명 중 1명꼴 발생하는 희귀병…근본적인 치료법도 없어 

1형 신경섬유종증은 전 세계적으로 3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17번 염색채에 존재하는 NF1 유전자 결함으로 종양이 생기고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력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 사연 속 여성의 어머니조차 1형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차메인의 상태가 더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이 끔찍한 병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증상에 따라 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심각한 상태의 그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은 차메인의 고국에는 없었다. 결국 그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라이언 오스본 박사에게 진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차메인은 “그저 제대로 보고, 숨 쉬고, 말하는 것에 문제가 없길 바란다”며 “이 의사가 마지막 희망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수술받기로 결정…10주간 24번, 총 60시간 동안 종양 제거술 받아

20년 넘게 환자의 종양을 치료해온 라이언 박사는 두 달 넘게 종양 제거술을 진행했다. 한 번에 많은 종양을 제거했을 때의 감염 위험, 출혈 등 위험을 막기 위해 수술은 여러 번 이뤄졌다. 수술 첫날 차메인은 13시간의 수술을 받고 다리에 있는 큰 종양과 입에 있는 종양 수십개를 제거할 수 있었다. 이후 총 10주간 24번, 총 60시간의 수술을 받았다.

차메인은 “수술 전보다 기분이 훨씬 좋아졌고 더 많이 웃게 됐다”며 “수술받기 전에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내 코와 입을 볼 수 있고 제대로 숨도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환자수 4000명 추산…완치 어렵더라도 꾸준한 건강 관리 필요

1형 신경섬유종증은 ‘폰 레클링하우젠 병’이라고도 불리는 난치 희귀병이다. 국내 환자 수는 2020년 기준 4000명으로 추산된다는 보고가 있다. 사연 속 여성처럼 종양을 제거하거나 크기를 줄이더라도 다시 재발할 수 있을 정도로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 다만 최근에는 종양 크기를 줄이는 약물치료법이 나오기도 했다. 치료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당장 완치하기 어렵더라도 꾸준히 추적관리하며 건강을 돌보는 게 중요하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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