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성형하는데”…최대한 화려하게, 티 나도 좋습니다?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성형 상담을 하다 보면 화려함’과 ‘자연스러움’을 반대말처럼 인식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안면윤곽, 코 수술을 앞두고 상담을 하던 중, 환자분이 쭈볏쭈볏하며 말씀하십니다.

“원장님, 사실은 걱정이 좀 돼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원장님이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제가 왜 안 좋아할까요?”

“사실.. 저는.. 화려한 라인을 원하거든요.”

“네? 제가 화려한 라인 안 좋아할 것 같아요?”

“원장님은 자연스러운 라인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요..”

“전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죠. 그리고, 본인은 화려한 라인 좋아하시니,

화려하고 자연스러우면 되겠네요.”

동문서답하는 느낌이지만, 실제 상담실에서 드물지 않게 오가는 대화입니다.

아시다시피 ‘자연스러움’의 반대말은 ‘화려함’ 이 아닙니다. ‘자연스러움’의 반대는 ‘어색함’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화려함’과 ‘자연스러움’을 반대말처럼 인식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 말에서 ‘티가 난다’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효과가 있다’ 그리고 ‘어색하다’. 반대로 ‘티가 안 난다’라는 말도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다’ 그리고 ‘별 효과 없다’.

실제로 성형수술의 효과가 뚜렷한 경우 어색한 부분도 눈에 잘 띄는 경향이 있고, 수술 효과가 미미하면 어색함 역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수술은 효과가 적고, 효과가 있으면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저는 화려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씀의 속뜻을 이해해 보자면 “저는 너무 자연스러움에 치중하다가 효과가 없는 것보다는 어색함이 조금 눈에 띄더라도 효과가 뚜렷한 것을 원해요. ‘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연스러움’과 ‘효과’를 상반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극단으로 향하는 분들도 정말 자주 뵙습니다.

“코는 최대한 많이 높여주세요.. 어색해도 좋으니..”

“쌍꺼풀 라인은 최대한 크게 잡아주세요.. 어색해도 좋으니.”

“얼굴은 최대한 많이 깎아주세요.. 어색해도 좋으니…”

(‘그러다 얼굴 없어지겠어요’)

‘최대’로 하는 수술은 항상 문제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아름답기도 자연스럽기도 어렵습니다. ‘효과가 뚜렷하려면 어색한 것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늘다 보니, 이제는 누가 봐도 수술한 느낌의 ‘어색한 화려함’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듭니다.

화려하고 높은 코를 원해 다른 곳에서 수술을 받으셨다는 분입니다. 화려함은 있을지 모르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은 아닙니다.

화려함은 있을지 모르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이 아닙니다.

화려함은 자연스러움과 상반된 것이 아닙니다.

‘비율’과 ‘균형’ 이 잘 맞는다면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화려하다고 해서 자연스러움과 공존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최대’ 만큼은 아니지만, ‘최소’도 역시 문제이긴 합니다.

“자연스럽게, 최소로만 해주세요. ”

“하든 안한 듯 최소로 해주세요.. 티 날까 걱정이에요.’

(‘그럼 안 하시면 되죠..’)

당연히 양 극단은 둘 다 좋지 않습니다.

성형수술을 고민하신다면 ‘최대한’과 ‘최소한’은 조금 내려 놓으시길 권합니다.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은 늘 극단에 있지 않습니다. ‘최대한’, ‘최소한’ 이 아닌 ‘절묘함’에 깃드는 것이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다행인지도 모르겠지만 되돌아 보면 2023~2024년 성형외과 업계에서 가장 ‘핫’ 했던 말 중 하나가 ‘자려한’ 이었습니다. ‘자연스러우면서 화려한’ 이라는 뜻입니다. 굳이 무슨 뜻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의미가 쉽게 이해되며 귀에 딱 박히는 어감까지 있어 참 잘 지은 마케팅 용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화려하려면 어색한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오해를 흔드는 말 같아 한편으론 반갑기도 합니다. 화려한 느낌을 원한다면 화려한 느낌을 추구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느낌이 좋으니까 어색함은 감수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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