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사장 “임종윤 측 주주제안 수용하면 ESG 역행”

이우현 회장(왼쪽)과 임주현 사장이 25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천옥현 기자

“시끄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걸어온 길을 묵묵히 가고 있다. 미래를 위한 선택이 어떤 것인지 고민을 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해주시길 바란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25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OCI그룹과 통합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은 이날 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회견을 진행했다.

우선 임주현 사장은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졌을 때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임 사장은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측)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사회는 대주주 가족 구성원 최대 4명이 함께 하게 되는데 이 모습이 과연 한미약품 그룹이 상장회사로서 객관성을 갖는 모습인지 궁금하다”며 “ESG를 역행하는 상황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주주들을 향해 “한미그룹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필요한 이사회 구성인지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우현 회장은 임종윤 측과 사전에 논의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회사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이사회에서 결정을 하고 이뤄지는 것 이상 어떤 것을 할 수 있겠나. 모든 것을 다 대주주에게 알려야 하면 그게 더 리스크가 되고 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사회에서 적절한 절차를 거쳐 논의를 했으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제한한 시가총액 200조원 달성 비전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임 사장은 “시총 200조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으면 왜 마다하겠냐”면서 “그보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내실을 다지면서 R&D(연구개발)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매출 목표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시총보다는 5년 내에 매출 3조, 10년 내에 5조 목표로 하고, 영업이익률 20%로 영업이익 1조를 이루겠다는 비전이다. 특히 해외 영업망을 뚫어 현재 4대 1 수준인 국내사업과 해외사업 비율을 5년 내 2대 4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이우현 회장은 “실적 없이 가능성만으로 시가총액을 올리는 회사들이 간혹 있는데 실적을 유지하면서 신약개발을 밸런스있게 가야 한다”며 “시총은 인위적으로 높이겠다고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OCI홀딩스가 보유하게 될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년간 처분금지하자는 임주현 사장 측 제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패배로 OCI와의 통합이 어려워질 경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임 사장은 “그 부분은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다”며 “통합을 하지 않는다면 국내 상위 제약사의 모습은 유지될 수 있어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도약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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