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사탕 입에 물면…구강암 진단검사 끝?

버밍엄대, 구강암 진단용 '롤리팝' 개발에 곧 착수

막대사탕(롤리 팝)으로 비교적 쉽게 구강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막대사탕(롤리 팝)을 입에 물고 빨면 구강암에 걸린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스마트 하이드로겔이라는 물질로 만든 막대사탕이 구강암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구강암 진단용 시제품을 곧 만들 계획이다. 이 연구는 영국 암연구소와 영국 공학물리과학연구위원회(EPSRC)에서 3년간 총 35만 파운드(약 5억9000만원)를 지원받아 이뤄진다.

구강암 진단용 막대사탕은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하이드로젤로 만든다. 환자가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빨면 타액(침) 검체가 하이드로겔로 옮겨지는 게 작동 원리다. 과학자들은 하이드로겔에 자외선을 쪼여 ‘포획된’ 단백질을 방출한 뒤, 구강암의 초기 단계를 나타내는 타액 단백질을 분석한다. 스마트 하이드로젤은 어망처럼 작동한다. 많은 물을 빨아들이는 동시에, 단백질 같은 큰 분자를 ‘포획’한다. 그런 뒤 ‘그물’을 잘라내 실험실에서 분석할 수 있게 더 큰 분자를 방출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매년 약 1만2400명이 구강암 등 두경부암 진단을 받는다. 현재 구강암을 진단하려면 코나 입으로 카메라를 넣고 검사용 조직을 채취해야 한다. 이는 침습적 시술(피부에 칼을 대는 시술)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내시경 전문의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다섯 아이의 엄마인 레이첼 파슨스는 2008년 뺨에 혹이 생겨 코벤트리대 병원에 의뢰돼 조직검사를 받아야 했다. 조직검사는 고통스러웠다. 레이첼은 “생검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치과에서 맞는 주사를 맞은 뒤, 꿰매야 했기에 정말 아팠다”고 말했다. 뺨의 암 종양을 없애고 9시간 30분 동안 수술을 받아야 했다. 병원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구강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벌여온 그는 “조직검사를 받는 대신, 막대사탕을 입에 넣는다는 생각 자체가 놀랍다. 진단받을 때 이런 치료법이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루치 굽타 부교수(바이오센서)는 “스마트 하이드로젤은 구강암 진단에서 매우 흥미로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 타액의 단백질을 ‘포착’하기 위해 고체 형태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아 일반의가 구강암을 쉽게 진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 암연구소 이안 폴크스 박사(연구혁신 담당)는 “생검과 비내시경 검사는 구강암 진단의 표준이다. 이를 수행하려면 뛰어난 기술이 필요하고 환자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구강암을 더 빨리, 정확히, 친절하게 검사해 진단을 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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