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분쟁 캐스팅보트 신동국 회장, 형제 편에 서기로

지분율 12.15%...임종윤·종훈 형제 주총 표대결 유리한 고지 올라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회장. 사진=천옥현 기자.

경영권 향방의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임종윤·종훈 형제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형제 편에 서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23일 신동국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선대 회장님 작고 후에도 가족들이 합심해 회사를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해 왔다”며 “그러나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등 대주주들이 개인적인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경영에 대한 적시 투자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과 주주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이제라도 주요 주주로서 명확한 의사표현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임종윤, 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는 이 중차대한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 모두의 참여와 관계 정상화도 함께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임종윤 형제의 편에 서기로 결정함에 따라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의 무게추가 형제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가처분심문에서 언급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측 우호지분은 약 32%, 임 형제 우호지분은 약 28%로 양측이 4% 가량 차이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12.5% 지분을 가진 신 회장이 임 형제 측에 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지분율은 모녀 측 약 32%, 형제 측 약 40%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은 한미사이언스의 ‘송영숙 회장과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임종윤·종훈 형제 포함 5명의 이사선임 주주제안’이 표대결을 벌이는 구조다.

이제 한미사이언스 주식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민연금이 한미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준다면 주총 표대결이 더욱 치열해진다. 반면 국민연금이 임 형제 측에 설 경우 한미사이언스와 OCI의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 갈 전망이다. 임종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에 ‘올바른 판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큰 원칙은 연금의 장기 수익성과 재정의 안정성”이라며 “주주권 행사 결과는 회사에 통보할 예정이고, 지분율과 안건에 따라 사전 또는 사후 공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액주주들의 의사결정도 변수다. 주총 전까지 양측 모두 우호지분과 소액주주 표심을 모으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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