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제약사 ‘불똥’…매출·영업 타격

"대학병원 사용 의약품 20~30% 감소"

약받기 위해 줄 선 환자와 보호자 [사진=뉴스1]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불똥이 제약사와 의료용품 회사로 튀기 시작했다. 대학병원에서 각종 의약품과 의료소모품 사용이 줄어드는데다 임상시험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공의 파업으로 대형 병원의 환자 진료와 수술 건수가 감소하면서 의약품과 의료용품 사용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액제, 마취제, 진통제 등 원내 수요가 많은 의약품은 물론 고지혈증치료제 등 원외 처방약들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의정 갈등이 한달 째로 접어들면서 대형병원에서 사용하는 의약품 수요가 이전 대비 20~30%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입원 환자와 수술 감소로 각종 의약품과 수술용 장갑·멸균거즈 등 의료용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수술과 입원, 외래 환자 감소로 마취제와 수액제를 비롯한 각종 의약품 공급이 조금씩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의사를 만나기 어렵다 보니 대학병원을 상대로 한 영업·판촉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공급이 소폭 감소하는 가운데 2차병원에서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대학병원 매출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더 장기화한다면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번 사태 파장은 당장 제약사와 의료용품사 매출에만 그치지 않는다. 임상시험과 신약개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임상시험은 주로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데 병원 내 혼란으로 일정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임상시험 일정이 미뤄지면, 신제품 발매 일정도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시험 담당 교수들도 진료 공백을 메우느라 임상시험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중증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 환자들이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병상이 축소돼 환자 등록 자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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