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의 위력”…중국, 5년간 5만명 자살 예방?

美中 연구팀 “중국, 대기오염 줄여 5년 간 4만6000명 자살 예방” 추산

중국에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수준을 낮춰 5년 간 4만6000명의 자살을 막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내의 미세먼지 오염이 심해 가슴이 답답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대기 오염을 줄여 5년 동안 약 4만6000명의 자살을 예방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중국 홍콩대·상하이재경대 등 공동 연구팀은 환경 오염 등 기상 조건과 자살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Estimating the role of air quality improvements in the decline of suicide rates in China)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실렸다.

연구팀은 중국의 최근 대기오염 단속이 중국 전역의 자살률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3~2017년 인구통계 데이터와 중국 기상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높아지면 자살률이 크게 높아지며, 이 효과는 특히 노인에게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인 여성은 다른 그룹에 비해 대기오염에 약 2.5배 취약했다.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중국 여성의 자살은 대부분 갑작스러운 위기로 인한 것이었다. 대기오염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 나이든 여성에게 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 캠퍼스 탐마 칼튼 조교수(환경과학경영대)는 “최근 7~8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난 공해와의 전쟁으로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빠른 속도로 환경오염 수준이 낮아졌다. 환경오염과 자살률 감소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대기오염은 천식, 심혈관병, 폐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각종 환경 요인은 정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연구팀은 인도에선 무더위가 자살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중국의 자살률은 2000년엔 전 세계 평균보다 높았지만 20년 뒤엔 평균 이하로 떨어졌고, 그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대기오염 수준도 급감했다.

칼튼 조교수는 “인도의 온난화 및 무더위는 중국의 대기오염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자살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 및 공공 정책이 자살 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이번 연구 결과는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대기오염이 다른 많은 것과 상관 관계를 지닌다는 점이었다. 예컨대 경제 활동, 출퇴근 패턴, 산업 생산량이 모두 환경 오염과 관련이 있다. 이런 활동은 자살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자살에 대한 환경 오염의 역할만 따로 분리해 냈다. 이를 위해 따뜻한 공기가 냄비 뚜껑처럼 그 아래의 찬 공기층을 가두는 대기 역전 현상을 이용했다. 이 현상 때문에 지표면 근처에 대기 오염이 집중돼 인간 활동과 상관없이 오염이 심한 날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통해 대기오염이 자살률에 미치는 영향을 떼냈다. 환경오염 수준과 인간 행동(자살)의 인과관계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의 자살률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자살을 일으키는 요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칼튼 부교수는 “지난 5년 간 자살의 전체 감소율 가운데 약 10%는 미세먼지 감소와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90%는 대기오염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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