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는 어떤 의사?…‘굿 닥터’의 자격 조건 6가지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사
좋은 의사가 되려면 환자와 의사소통을 잘해야 하는 것 등 몇 가지 자질을 갖춰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사 인력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가슴이 답답하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많은 의사들이 중환자실과 응급실까지 떠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보니 의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의사는 어떤 자질을 가져야 굿 닥터(good doctor), 즉 좋은 혹은 훌륭한 의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수십 년 의료 활동을 한 의사들은 “좋은 의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며 “의사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수련을 거쳐 실력을 쌓고 난 뒤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세계적인 대가나 석학으로 불리는 학자들은 ‘겸손’을 강조한다. 겸손은 중요한 성장 요건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배우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성장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며 “겸손은 단순한 마음가짐이 아니라 직업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라고 말한다.

의사 자질을 갖추려면 본인을 부족하게 인지하는 겸손한 태도와 더불어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 의사를 만들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의료 선진국인 미국 의료인들이 꼽는 좋은 의사의 필수 자질에 대해 알아봤다.

좋은 의사의 필수 자질

이들의 견해는 훌륭한 의사를 구별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좋은 의사가 되려면 높은 시험 점수와 의학 용어에 대한 지식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의사소통을 잘 한다=미국 세인트조지의대 응급의학 전문의이자 진로 지도 및 학생 개발과 책임자인 존 매든 박사는 “좋은 경청자가 되는 것은 좋은 의사가 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들이 그냥 말하게 놔두면 뭐가 잘못됐는지 스스로 말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의사소통은 환자와 친하게 지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의사가 환자의 우려 사항을 이해하고 진단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의사의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의사소통을 잘하는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리사 도겟 박사는 “의사들은 의학 용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 분명한 표현을 사용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며 “의사들은 정직해야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주어야 하며 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적이고 양심적이다=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어떤 일을 조직하는 것을 배우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세부 사항에 대한 세심한 주의력 없이는 의학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도겟 박사는 “의사는 자신의 환자들이 권장되는 선별 검사를 받고,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진료실을 떠날 때 명확한 행동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사는 수행된 모든 테스트에 대한 후속 조치와 그 결과를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에 대해 조금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감 능력이 있고, 환자가 보살핌을 받는다고 느끼게 한다=환자들은 의사의 의대 성적이나 포상 이력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환자들은 의사들이 자신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 한다.

훌륭한 의사는 환자가 보살핌을 받고 있고, 그들의 우려가 타당하며,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마취과 전문의인 에드나 마 박사는 “환자들은 얼마나 많은 논문을 발표했는지 보다 의사가 실제로 자신을 잘 돌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보살핌은 적극적인 경청과 개방형 질문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적이다=소통을 잘 하는 의사가 되는 것은 환자와 협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환자가 큰 병원에 갈 때 동네 주치의는 환자나 가족이 알리지 않는 한 방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도겟 박사는 “종합병원 등에서 일하는 의사들 중 좋은 의사는 환자의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모를 보내 환자가 입원했음을 알린다”며 “주치의는 환자의 병원 기록을 수집하고 퇴원 후 적시에 후속 조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훌륭한 의료 전문가는 진단이나 치료에 환자의 주치의를 참여시키는 경우도 있다.

환자를 끝까지 돕는다=훌륭한 의사들은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한다. 그것이 전문가를 찾거나 필요한 처방전을 획득하거나 의료 시스템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든 기꺼이 그러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도겟 박사는 “좋은 의사는 환자를 강력하게 옹호한다”고 말한다. 환자가 처방약을 받도록 돕거나, 긴급 예약을 하거나,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 등록하거나, 물리 치료와 같은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수반될 수 있다. 최고의 의사는 환자의 웰빙을 위해 기꺼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전문가다.

환자를 대하는 매너가 훌륭하다=매든 박사는 “의사는 인격이 있고, 경청을 잘하며, 환자의 관심사에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의사는 우쭐대거나 거만해서는 안 되며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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