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천명 의대준비”…정부 증원에 들뜬 학원가?

의대 쏠림 현상에 이공계 대학 위축 우려도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에 학원가는 때 아닌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이투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에 학원가는 때아닌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일부 대형학원에서는 전문직을 원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의대 야간반을 개설하는 등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4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교육플랫폼 이투스는 스타강사를 앞세워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축하한다”며 “의대가기 쉬워요! 직장인도 도전해 보세요!”라며 자체 강좌를 추천하고 나섰다. 또한 한 달만 수강하고 3년 내에만 합격한다면 수강료를 돌려주는 옵션도 마련하는 등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동일업계인 메가스터디도 내달 중으로 2025년 의학계열 야간특별반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5일부터 서초 메가스터디학원 의약학 전문관에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의대 증원에 학원가에 재수 문의가 쇄도하자 관련 학습 코스를 확대한 것이란 분석이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려 안정적 전문직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메가스터디 서초의약학전문관은 7시 이후 최소의 수업으로 자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야간반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 희소식인 사람도 있겠지만, 이공계 학생 다수가 의대 입시로 빠지는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는 “적어도 4배수의 수험생이 의대 입시를 준비하기에, 2000명을 증원하면 매년 8000명이 의대 입시를 준비할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인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인력이 새어나가는 ‘모래주머니’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정부는 의대 증원이 오히려 의대 쏠림 현상을 해결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과거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2000명은 공학·자연 계열 정원 12만4000명의 1.6%에 불과해 쏠림이 가속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 공급이 늘어나면 의사 인력에 대한 초과 수요가 해소돼 의대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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