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밥상에 국 없는 날이 있다고?…3월 며칠?

[박효순의 건강직설]

식약처는 올해부터 매년 3월 3일을 ‘삼삼데이’로 지정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3년,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당시는 식품의약품안전청)가 3월 13일이 낀 일주일을 ‘나트륨 줄이기’ 주간으로 정하고, 3월 13일을 ‘국 없는 날’로 선포했다.

그리고 3월부터 시작해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국 없는 날’로 지정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매우 창의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하루 세 끼 중 한 끼는 국 없이 삼삼하게 먹자’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국 없는 날’을 매월 셋째 주, 셋째 요일인 수요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삼하게 먹기의 요체는 심심하게(싱겁게) 먹는 것이었다. 수요일의 물수(水) 의미를 접목한 것이다.

한국인의 식습관 특징 중 하나가 국물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이나 찌개가 빠지는 식탁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국, 찌개, 국수, 라면 같은 국물이 많은 음식을 통해 국민이 가장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최대 1일 섭취 권고량(2000㎎)의 2.4배(4800㎎)에 달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나트륨은 소금의 40%이므로, 4800㎎을 소금으로 환산하면 12g, 실로 엄청난 양이다.

소금의 과잉 섭취로 국내에서 고혈압·콩팥병·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위암·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여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고 있으나 짜게 먹는 우리나라 국민의 식습관을 단기간에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국민보건의 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2년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약칭 나줄본)가 발족했다. 식약처 등 보건당국과 소비자단체, 영양학계, 의료계, 식품·영양 관련 협회, 언론계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짜게 먹는 식생활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의 하나가 ‘국 없는 날’인데, 이는 당시 나줄본 홍보위원이었던 필자가 최초로 제안한 ‘굿 아이디어’다.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3월 3일을 ‘국 없는 날’로 하자고 했었는데, 3월 13일로 날짜가 정해졌다.

최근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평균 3600㎎ 내외로 과거보다 상당히 줄었다. 이 수치는 나줄본이 활동할 당시 달성한 저감 성과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의 섭취 권장량인 2000㎎보다는 1.8배나 된다.

나줄본은 약 2년 동안 활동하고 해산했는데, 활동을 지금까지 계속했다면 더 큰 성과를 거뒀을 것이 자명하다. 개인과 가정뿐 아니라 직장, 산업계 등 여러 방면에서 나줄본의 활동에 큰 반향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국 없는 날’을 지정하며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했었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올해 식약처가 ‘나트륨을 줄인 삼삼하고 건강한 밥상을 차린다’는 의미를 담아 ‘삼삼데이’를 만들어 범국민적 캠페인으로 추진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 실천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부터 매년 3월 3일을 ‘삼삼데이’로 지정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삼삼하다’에 대해 “음식 맛이 조금 싱거운 듯하면서 맛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 없는 날’의 부활인 셈이다. 약간 싱거우면 흔히 ‘심심하다, 삼삼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숫자 삼(3)을 심으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시범사업에는 8개 위탁급식업체가 운영하는 집단급식소 258개소와 식생활안전관리원이 급식 위생·안전관리를 지원하는 어린이급식소 약 3만 5500개소, 사회복지급식소 약 1800개소가 참가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급식소에서는 ‘삼삼데이’를 맞아 나트륨을 줄인 메뉴를 제공하고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3월 3일은 그 유명한 ‘삼겹살 데이’다. 올해는 비계투성이의 삼겹살이 큰 논란을 일으키며 이슈로 떠올랐다. ‘삼삼데이’가 ‘삼겹살데이’를 능가하는 ‘건강의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왕이면 명칭을 순우리말로 해서 ‘삼삼한 날’로 바꿔보면 어떨까.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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