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학장들 “350명 증원 적절”…교육부는 총장 2차 소집

내달 4일 증원 신청 기한 앞두고 대학가 혼란

지난 2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사 집단행동 관련 국립대병원장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한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다음 달 4일까지 의대 증원 신청을 마무리하려는 가운데, 전국 40개 의대는 혼란에 빠졌다. 의대 학장들은 증원 규모를 35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거듭 요청한 반면,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총장을 소집할 예정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협회)는 27일 오후 약 3시간 동안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의대 증원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한 전국 25개 의대 학장은 현재 수용할 수 있는 의대 증원 규모는 350명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의대 입학정원 규모다. 협회는 이달 초 2000명 규모의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기 전부터 해당 규모를 지지해 왔다.

협회는 교육부의 의대 증원 신청 제출 기한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 전날 공문까지 제출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각 의대가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무리하게’ 제출했다고 재차 인정하며 사회적 합의가 도출할 때까지 2000명의 증원 규모를 재고해달라는 요청이다.

동시에, 동맹 휴학에 동참한 의대생들의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새 학기 개강일은 오는 3월 16일까지 연기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교육부는 전날까지 총 1만2527명의 의대생이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체 의대생의 70%가량이다.

KAMC 신찬수 이사장(서울대 의대)은 “각 학교 학장님이 학생들이랑 소통하고 있지만, 정부와 소통이 끊어졌다”며 “중재를 하려면 문이 열려야 하는데 아직은 문이 닫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이사장은 KAMC 차원의 단체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하며 학생 보호를 최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휴학한) 학생들이 유급당하지 않도록 최장 3월 16일께까지 개강일을 늦춰주는 것 정도”라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육관에서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지난 23일에 이어 또 한 차례 40개 의대가 소속한 대학의 총장을 재차 소집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들 대학의 총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5일 만에 또다시 40개교 총장을 소집하는 이유는 의대 증원 신청 기한을 미뤄달라는 KAMC의 요청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교육부는 신청 기한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요강 반영을 위해선 늦어도 4월까지 정원 배분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KAMC 측에도 거절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박성민 대변인 겸 기획조정실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연기 요청) 의견이 들어오더라도 정부 차원에선 정원 2000명 증원이나 3월 4일까지 (안내한) 정원 신청 기한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오후 간담회에서 이 부총리는 교육부가 입장을 재차 설명하고 증원 신청 기한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각 대학은 신청 기한이 가까워지면서 고심에 빠진 상태다. 각 대학 본부는 교육부의 방침을 지키지 않아 차후 의대 증원에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것을 우려하며 의대와 입장차가 있더라도 제출 기한을 지키겠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전국 40개 의대는 2151~2847명의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길 희망한다고 교육부에 제출한 바 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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