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큰 그림, 결국 의료민영화?…온라인 달구는 엑스파일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8일째 이어진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 1]
의료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의료정책과 관련된 여러가지 게시물들이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면서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여러 문제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불안한 국민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도 쉽게 휩쓸리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내용들은 얼마나 사실과 가까울까?

정부의 개혁은 민영화 포석?…”결국 이득 보는 건 보험사뿐”

의료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블라인드 등 여러 소셜미디어(SNS) 등에TJS 다양한 게시물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특히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소개하면서 올린 소위 ‘민영화 엑스파일’로 불리는 게시물은 지난 주말부터 빠르게 퍼졌다.

민영화 엑스파일을 비롯해 최근 돌아다니는 게시물들이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제는 혼합진료 금지다.

혼합진료란 건강보험 급여 진료와 비급여 진료를 함께 하는 진료 형태이다.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 이후 온라인에서는 “혼합진료를 금지하면 비급여·급여 항목 모든 진료비를 환자가 내야 한다”는 주장의 글이 잇달았다. 수면내시경, 무통주사 등을 받을 때 모든 항목이 비급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혼합진료 금지의 궁극적인 목적 민간보험 시장을 키우는 것이며, 이렇게 되면 고급 보험을 가진 사람은 좋은 진료를 그렇지 못한 이들은 수준 낮은 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단 혼합진료 금지의 구체적 범위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서 다뤄진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는 말이다. 복지부는 혼합진료 금지의 구체적인 방법과 대상은 향후 특위에서 정할 것이며, 해외자료를 참고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혼합진료가 건강보험재정 누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의료자원 낭비를 일으키고 있어 도수치료와 백내장 등 일부 영역에 제한을 둘 것이라는 의지는 분명히 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의료민영화와 관련한 일각의 주장은 지나치게 과대한 논리라고 생각한다. 현실 가능성도 거의 없을 뿐더러 사실을 왜곡할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오히려 의사회가 혼합진료 유지안을 반대했다. 급여진료 항목만으로도 충분히 환자의 치료를 보장하고 의료기관의 운영 수익도 충원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결국 수가체계 개혁이 우선돼야 혼합진료 금지가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는 “비급여 항목들의 의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근거 마련에 필요한 의료법이 없다 보니 지금까지 근거가 부족한 의료행위들이 비급여란 명목으로 다양한 방식과 가격으로 행해지면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 일부 비급영 항목 탓에 혼합진료 부작용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어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혼합진료 금지 정책을 민영화를 위한 초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 확대…플랫폼 배만 불린다?

또하나 초점이 되는 것은 비대면 진료 확대다. 온라인에서 돌아다니는 게시물들은 최근 비대면 진료의 전면 확대 역시 플랫폼 기업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23일 회의에서 희망하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 결정했다. 현재 전공의 사직으로 생긴 공백을 비대면 진료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비대면진료와 관련한 이같은 주장은 일부 의료단체의 목소리와도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비대면 진료는 플랫폼 업체들의 돈벌이를 위한 의료 민영화 정책이다”라면서 “진료 중개를 민간 플랫폼업체들이 장악하고 수익을 추구하게 되면 의료비가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어 “비대면 진료는 최근 전공의 사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응급, 중중, 수술, 입원 환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다”면서 “정부가 평소에는 필수의료 붕괴를 빌미로, 지금은 의료대란을 핑계로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정부 정책은 오직 대기업을 포함한 의료기기, 통신, 플랫폼 업체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은숙 기자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