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젊어서 걸린 대장암…70대 노년층과 ‘이것’ 다르다

장내미생물군집, 특정 박테리아 노년층과 달라...내시경없이도 대변만으로 대장암 예측 가능 기대

젊은층 대장암 환자와 고령 암환자의 장에서 발견되는 장내미생물이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장암은 5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지만 최근 젊은층에서도 증가 추세다. 이런 가운데 젊은층 대장암 환자와 고령 암환자의 장에서 발견되는 장내미생물이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조기 진단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러너 연구소 미생물학자 나시어 상완 박사팀은 평균연령 43세로 136명의 50세 미만 환자 그룹과 평균연령 73세로 140명의 50세 이상 환자 그룹으로 나누어 장내 미생물군집(하부 소화관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을 조사한 결과, 대장암에 걸린 노년층과 젊은층의 종양에 서로 다른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저명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 온라인 저널eBioMedicine’에 2월 1일자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조기 대장암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노인과 젊은 사람의 종양 안에서 어떤 장내 미생물이 번식하는지 알아봤다. 두 그룹의 암 환자에서 채취한 조직 샘플을 조사해 종양과 인근 비암 조직에서 직접 채취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샘플링했다.

50세 미만, 50대 이상 두 연령대에서 대장암 종양은 주변 조직보다 더 적은 수의 박테리아 종을 보유하고 있었다. 종의 다양성 손실은 나이가 많은 노년층 그룹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면역 체계에 의해 염증이 생긴 저산소 환경에서 일부 장내 박테리아만이 살아남은 까닭이다. 다만 이들 박테리아가 종양 내에서 무엇을 하는지, 왜 특정 종들만 종양에서 번식할 수 있었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기계론적 연구를 통해 정확히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특정 장내 미생물이 대장암에 영향, 젊은층 노년층 미생물 군집도 다르다 

연구진은 미생물이 얼마나 다양한지 전반적인 변화를 살펴보는 것 외에도 특정 연령대의 종양에서 다른 연령대의 종양보다 더 잘 발견되는 특정 종을 발견했다. 대장암과 직장암 종양과 같은 여러 유형의 대장 종양에는 서로 다른 박테리아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완 박사는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는 한 가지가 아니므로 특정 종양의 박테리아 군집은 개별적인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 간주돼야 한다”며 “미생물은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며 종양의 행동에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장내 미생물과 대장암 사이의 상관관계가 밝혀낸 것으로 이러한 박테리아가 어떻게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하지만, 발병 인과 관계를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진이 내세운 한 가지 가설은 특정 박테리아 종 또는 여러 종의 조합이 암을 예방하거나 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젊은 그룹에서 더 자주 발견되는 아커만시아( Akkermansia)라는 광범위한 박테리아 그룹은 주로 작은 종양에 존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미생물이 어떻게 종양 성장을 제한할 수 있을지 추측할 수 있었다. 실제로 쥐 실험 연구에서는 살아있는 아커만시아 배양균을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해 이 종양의 성장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당 프로바이오틱스가 사람에게도 적용됐을 시 대장암 환자의 종양을 통제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완 박사는 “조기 암 진단을 위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으며, 젊은 사람들의 암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인종과 인구로 구성된 대규모 코호트를 통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장암, 유전보다 우리가 먹는 식단과 장내 박테리아 연관성 높아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미국과학매체 라이브사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카탈루냐 종양학연구소의 암 연구원인 로라 발레 박사는 “대장암 발병에 있어 유전적인 원인을 꼽기도 하지만, 조기 발병 암 중 상당수가 유전적 요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알코올 섭취 및 고지방 저섬유질 식단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이 암과 관련이 있지만,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이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장내 박테리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식단과 장내 박테리아의 연관성이 대장암 발병에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5세 미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 가운데, 단순히 내시경 검진 연령을 낮추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다. 내시경 검사는 침습적이며 대장에 구멍이 뚫리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대신해, 종양에서 어떤 박테리아가 발견될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이 된다면 젊은 사람들의 대변 샘플에서 미생물을 검출로만 암 징후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2023년 12월 발표된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은 3만 2751명(2021년)의 신규 환자가 발생, 전체 암 2위(1위 갑상선암)를 차지했다. 남자 1만 9142명, 여자 1만 3609명이다. 나이별로 보면 60대가 26.3%로 가장 많았고, 70대 22.3%, 50대 19.6%의 순이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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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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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4-02-23 18:22:07

      대장암에대한 아주좋은 정보 입니다.먹는식단이 중요합니다.술.담배끊고 섬유질이 많은음식을 섭취해야 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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