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뒤바뀐 아이 괜찮을까… “어긋난 생체시계, 정신건강 흔들어”

규칙적 수면 패턴이 중요한 이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면과 생체시계 문제가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체시계는 태양 주기에 따른 신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24시간 주기 리듬에 수면·혈압·체온 등 신진대사가 영향을 받는다. 우리의 몸은 밤 0시에서 3시 사이에 깊은 수면에 빠진다. 새벽 5시쯤에는 체온이 가장 낮은 상태가 되며, 아침 6시쯤에는 잠에서 깨어나면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된다. 오전 10시쯤에는 각성도가 고조된다. 오후 6시쯤에는 체온이 가장 높아지며 저녁이 될 수록 수면유도 호르몬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이런 변화대로 맞추어 지내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야간 교대 근무, 시차발생 등 일상 행동과 생체 리듬 간에 엇박자가 날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일주기 리듬장애라고 한다.

미국 사우스샘프턴 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수면, 규칙적 수면패턴,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면 정신 건강 문제 완화를 위한 치료법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을 이끈 사라 L. 첼라파 박사는”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는 정신과적 장애의 발병과 유지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만 일주기 리듬 장애에 대한 이해는 뒤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샘프턴 대학교, 킹스 칼리지 런던, 스탠포드 대학교 및 기타 기관의 국제 연구팀은 정신 장애를 가진 청소년과 청년을 중심으로 수면 및 일주기 리듬을 조사했다. 이 시기는 정신건강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가장 높고 수면과 일주기 리듬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다.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불면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기분 장애 환자의 약 4분의 1에서 3분의 1은 불면증과 과다수면증을 모두 가지고 있다.  밤에는 잠을 이루기 어렵지만 낮에는 더 졸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대개 비슷한 비율로 수면 장애를 함께 경험한다.

일주기 리듬 수면-각성 장애(CRSWD) 조사 연구에 따르면 조울증으로도 불리는 양극성 장애 환자의 32%가 수면 패턴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향은 생체시계의 코티솔 리듬의 변화 때문이다. 조증의 경우 코티솔 주기가 조증일 때는 7시간 정도 앞당겨지고, 울증일때는 4~5시간 정도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이런 생체시계의 변화도 사라진다. .

청소년기에는 수면 방식의 생리적 변화와 함께 생활 패턴도 바뀐다. 늦게까지 깨어 있고,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주말에 늦잠 자는 등의 행동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킹스 칼리지 런던의 니콜라스 마이어 박사는 “수면 시간과 시간의 이러한 변동성은 생체시계와 수면-각성 리듬 사이의 불일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수면 장애를 일으키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여기에 유전자의 역할, 빛에 대한 노출, 신경 가소성 및 기타 가능한 요인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했다.

이번 연구를 공동 주도한 스탠포드 대학교의 렌스케 록 박사는 “수면 및 일주기 리듬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조사하는 것은 새로운 예방 조치 및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등교나 출근 시간에 빛 노출을 조절하는 식이다. 게다가 앞선 연구에 따르면 단극성 및 양극성 우울증의 경우, 아침에 일어날 때 광선 요법을 실시하면 위약과 비교했을 때 효과가 있었다. 또한 약물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약물만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빛이 산전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약물 복용, 식사 및 운동의 타이밍도 일주기 단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녁에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것도 지연성 수면-각성 단계 장애를 가진 이들의 생체시계를 제자리로 돌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동반된 정신 장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한 야근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밤보다는 낮에 식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낮에 식사하는 것이 기분 장애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첼라파 박사는 ” 수면 및 일주기 과학의 놀라운 발전은 정신 장애에 대한 이해와 치료를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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