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유독 우울해”…기분 탓일까?

반신욕으로 시상하부 다스리고, 비타민으로 에너지 챙기기, 규칙적인 생활은 덤

날씨가 우울한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일까? 아니면 단순히 기분 탓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직 겨울 날씨지만 온도가 올라가면서 눈보다 비가 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심지어 안개가 자욱한 아침을 맞이하자면 나도 모르게 하루를 시작하기 전부터 우울한 감정이 든다. 과연 날씨가 우울한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일까? 아니면 단순히 기분 탓일까?

계절성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날씨도 우울한 감정에 기인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경우 보통 가을이나 겨울에 시작되어 봄에 회복되는데, 드물게 비가 올 때도 재발한다. 이 때문에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에도 우울한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24시간 신체 주기에 답이 있다.

우리 몸은 익숙한 신체 사이클에 따라 활동한다. 잠을 자는 시간은 물론 눈을 통해 햇빛을 흡수하면서 낮과 밤을 구분한다. 그러나 안개가 끼거나 비가 와서 빛의 양이 감소할 경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증가한다. 이 때 신체는 밤이라고 인식해 기분이 가라앉거나 잠이 쏟아지는 것이다. 심지어 비가 올 때는 온도와 습도 조절이 쉽지 않아 불쾌지수도 덩달아 올라가며 우울감을 느끼기 쉽니다.

일반 우울증인지 계절성 우울증인지 확인해야

그러나 우울증인지 날씨와 계절에 따른 일시적인 우울증인지는 한 번 따져봐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단순히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우울증은 심각해질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계절성 우울증은 무기력하고 잠이 많아지며, 탄수화물을 자꾸 찾거나 과식을 해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다만, 일반적인 우울증은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 △평소 즐거워하고 흥미 있던 활동들에 아무 관심이 없어져 더불어 △체중이 감소 또는 증가하거나 △불면 또는 과다수면 △불안감이나 처짐 △피로감과 활력 상실 △내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 △집중력이 감소하거나 결정을 못 내리는 증상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자살 사고가 드는 등의 증상 중 우울감 또는 흥미 저하가 생긴다. 앞서 언급한 내용 중에 5가지 이상이 해당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시적인 우울증이라면 샤워, 반신욕 즐기기…비타민 D 풍부한 음식도 이로워

그럼 날씨로 인한 우울증이 생겼을 땐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샤워 및 반신욕 하기를 추천한다. 앞서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는 우울증 환자의 심부 체온을 1.5~2도 올렸더니 항우울제를 먹은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곳은 시상하부로 이 곳에서 식욕, 성욕, 본능 등 다양한 감정도 조절한다. 이에 체온을 높여 시상하부를 자극하면 감정 역시 영향을 받아 우울증을 완화할 수 있다.

식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된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을 쏘면 생기는 비타민 D는 달걀노른자에 비교적 풍부하며 버터나 우유에도 많다. 스트레스 해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비타민 B1, B6, C의 섭취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C가 많은 과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다만, 술, 카페인, 밀가루, 지나치게 단 음식 등은 삼간다.

규칙적인 생활도 잊으면 안된다. 비가 오면 날이 어둡고 아침과 낮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평소와 동일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체리듬이 안정될 경우, 기분 변동이 덜하고 불면증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우울증 환자는 수면 주기만 개선해도 우울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연구결과들도 존재한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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