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길면…심폐능력 뛰어나

“둘째, 넷째 손가락 길이의 비율...산소 대사 소비량과 연관성”

넷째 손가락(약지)이 둘째 손가락(검지)보다 더 긴 축구선수의 심폐 기능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로 발을 쓰는 축구 선수의 기량이 손가락 길이와 관련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프로 축구 선수 중 약지(넷째 손가락)가 검지(둘째 손가락)보다 더 긴 사람의 심폐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웨일즈 스완지대 연구팀은 프로 축구 선수 133명의 손을 스캔해 손가락 길이를 재고 신체 측정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검지 길이(2D)와 약지 길이(4D)의 비율이 장거리 달리기 능력, 심장마비 발생 연령, 코로나19의 중증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임산부 자궁 속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길게 태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길면 남성성이 더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산소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프로 축구 선수들이 러닝머신에서 지칠 때까지 특정 심폐기능 검사(증분 심폐기능 테스트)도 실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검지에 비해 약지의 길이가 긴 프로 축구 선수는 산소 대사가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러닝머신에서 탈진할 때까지의 심폐능력 검사에서 매우 높은 최대 산소소비량에 이를 수 있다. 조직에 대한 산소 공급의 효율성은 코로나19, 심장병 등의 중등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존 매닝 교수(응용 스포츠·기술·운동·의학)는 내로라하는 손가락 비율 전문가다. 매닝 교수는 “잘 훈련된 축구 선수에 대한 연구 결과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길면 장거리 달리기의 수행 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병, 코로나19의 낮은 중증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종전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여성에서 이런 연관성을 정량화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센트럴랭커셔대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The associations between digit ratio (2D:4D and right – left 2D:4D), maximal oxygen consumption and ventilatory thresholds in professional male football players)는 ≪미국 인간생물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Biolog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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