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편이야? 아빠 편이야? “편 가르기…아이를 ‘이렇게’ 망친다

갈등에 제3자 불러들이는 '삼각화'...가족 내 삼각화 자녀 정신 건강에 영향

부부싸움
부부갈등을 겪는 부모가 자녀를 끌여 들여 편 가르기를 하면 아이의 건강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부갈등으로 부모가 자녀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려 하거나 자녀가 여럿인 경우 한 쪽과 더 친하거나 편을 드는 것이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 등 건강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빠와의 싸움 후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는 엄마, 자신이 옳다며 편이 되주길 바라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심리적 짐을 주고 미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다고 미국 임신·육아 전문매체 ‘페어런츠(Parents)’가 소개했다.

버거운 갈등, 내 편 만들어 불안감 해소

《가족 심리학 저널(Journal of Family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가족 사이의 ‘삼각화(Triangulation)’는 아동 발달 위험 요인으로 밝혀졌다. 보통 삼각화는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사람이 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3자를 끌어들이는 경우를 말한다. 갈등으로 인한 충돌을 피하고 자신이 느끼는 좌절감, 불쾌함, 진짜 마음 등을 표현하지 않기 위한 회피의 도구로 자주 사용된다.

가정 안에서의 대표적인 삼각화는 부부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가 자녀를 자신 쪽으로 끌어들여 다른 한 쪽을 소외시키는 경우다. 부부 싸움에서 누가 옳은지, 누구 편인지를 직접적으로 묻고 아이들을 끌어 들이는 경우도 있지만 남편으로 인해 힘든 아내가 갈등에 지쳐 자녀에게 모든 관심을 쏟고 자녀와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삼각화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남편에게 집착하지 않으니 화날 일은 줄지만 부부가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하고 갈등을 해결할 기회, 가까워질 가능성이 줄어 자녀의 자아 형성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삼각화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감으로 둘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을 때 너무 커진 긴장감을 해소하고자 누군가를 끌어 들이는 것. 가정에서는 가장 가깝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자녀가 그 대상이 되기 쉽다. 이렇게 아이를 부부 갈등에 끌어들이면 불안이나 긴장감이 세 사람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각자의 부담은 줄겠지만 아이는 받지 않아도 될 불안과 긴장,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삼각화 시달리는 아이, 관계 형성 미숙

연구에 따르면 삼각화에 연루된 자녀는 스스로를 ‘보이지 않는 존재’로 여길 뿐 아니라 부모의 행복을 자신이 지키고 가족 내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만 한다는 강박감, 부모를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무게감 등이 자녀와 부모 사이의 갈등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예민한 청소년이라면 신뢰를 구축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건강한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심리적 안정되지 않아 비뚤어지거나 우울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외에 형제 자매 사이, 형제와 부모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도 삼각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형제 자매 사이에서 삼각화가 일어나면 한 아이는 상대적으로 ‘완벽한’ 아이가 되고 다른 하나는 ‘문제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자녀에 대한 왜곡된 인식, 편견이 자녀의 자아 형성, 행복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서로 존중하고 직접 소통해야

서로 편을 만들기보다 사이좋게 지내 돼 구성원 각각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제가 싸우면 부모는 화를 내거나 누구 편을 들기 보다 공정한 태도로 대화를 나눠 둘 사이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일시적이거나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제3자의 개입은 큰 문제가 없지만 지속적인 간섭은 문제가 된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누군가를 통해서, 혹은 누군가에게 의존해서 상황을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어른답게 다가가 직접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가족회의를 열어 각자의 의사나 감정 등을 알리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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