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굴더니…노인들 사기에 취약한 이유는?

신뢰감 주는 첫인상이 상황 판단에 영향

고통스러워하는 노년기 남성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남성 노인의 우울증이 여성 대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노인들이 사기에 더 취약한 이유 중 하나를 밝혀낸 연구가 나왔다. 노인들은 일단 믿을만한 인물이라고 판단하면 쉽게 본인의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혹 해당 인물이 못된 행동을 한다고 해도 금방 파악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노인들의 의사 결정에 신뢰도가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간단한 도박 게임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카드를 뽑을 때마다 점수를 얻거나 잃게 된다. 더 많은 포인트를 얻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각 카드 더미는 얼굴 사진과 짝을 이뤘다. 젊은 성인과 노년층 모두 처음에는 신뢰할 수 있는 얼굴이 표시된 카드를 선택했다. 그러나 젊은 층은 신뢰도가 높은 사람의 얼굴이 있는 카드를 선택할 경우 패배하는 확률이 높아지자 전략을 재빨리 바꿔 다른 카드 더미를 선택했다.

반면 노인들은 신뢰감 있는 얼굴이 있는 카드를 뽑으면 승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젊은 그룹의 평균 연령은 20대 초반인 반면, 노년층의 평균 연령은 70~75세였다.

이에 연구진은 노인들의 의사결정에 상대방의 첫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메릴린 호르타 박사는 “사람들은 때때로 순식간에 상대방의 신뢰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이는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특히 노년층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 지를 첫인상에 기반해 판단하기 보다는 그 사람의 행동 방식을 면밀히 살피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참여자인 나탈리 에브너 박사는 “사기의 가해자는 종종 가족이 되기도 한다. 가족이 신뢰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 노인들은 그러한 행동 변화를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들은 새로운 상황에 그다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삶의 경험이 축적된다는 점이지만, 이전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면 변화를 못 읽고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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