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이 전부 아냐”…환경 오염도 ‘알츠하이머’ 위험 높여

혈액 면역 세포의 변화,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자 변화시켜

치매 발병에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 감염, 환경 오염 물질, 기타 생활 요인 및 행동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과학분야 학술지 《뉴런(Neur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액 내 면역체계가 후성유전학적으로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의 행동이나 환경이 유전자의 작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경된 면역 유전자 중 다수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의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모든 면역 세포 유형이 개방 염색질로 표시되는 후생적 변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염색질은 세포 내의 DNA를 포장하는 것이다. 염색질이 열려 있거나 노출되면 세포의 게놈이 변경되기 쉽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면역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더 많이 열려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T 세포의 수용체인 CXCR3이 더 많이 노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T 세포는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뇌에 들어가지 않는데 CXCR3가 T 세포의 안테나처럼 기능해 세포가 뇌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 뇌는 손상됐다는 신호를 방출하고 T 세포는 안테나 CXCR3을 통해 해당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다. 또 단핵구라고 불리는 백혈구의 염증성 단백질에서 후생적 변화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전체적으로, 이러한 발견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면역 기능이 크게 변화됐음을 나타낸다”며 “오염 물질이나 사람이 일생 동안 겪는 감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이러한 후생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돌연변이 유전자 중 상당수가 면역체계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뇌 질환이기 때문에 주로 뇌의 중추 면역체계가 연구됐고, 말초 면역체계라고도 알려진 혈액의 면역체계는 대부분 무시돼 왔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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