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시 먹었을 뿐인데”…英 3세 소년 저혈당 발작, 무슨 일?

슬러시 안에 든 글리세롤 때문...5세 미만 저혈당, 쇼크 등 주의해야

영국 스코틀랜드에 사는 앵거스 도넬리(3)는 라즈베리맛 분홍색 슬러시를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 사진(왼쪽)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왼쪽) / Kenedy News and Media]
영국의 3세 소년이 슬러시를 먹고 쓰러진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더선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 사는 앵거스 도넬리(3)는 라즈베리맛 분홍색 슬러시를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 슬러시를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앵거스를 위해 음료를 사준 뒤 공포의 순간이 찾아오자 그의 어머니인 빅토리아 앵거스(29)는 크게 놀랐다.

빅토리아는 “내가 겪은 일 중 가장 무서웠던 경험”이라며 “앵거스는 그날 건강했고 문제가 없었고, 가족 중에서도 이런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슬러시를 마시고 약 30분이 지나자 앵거스는 눈 흰자위를 보이며 발작을 일으켰다. 병원으로 옮겨진 앵거스는 2시간 동안 의식을 잃은 채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혈당 수치도 매우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슬러시 속 글리세롤 성분이 앵거스에게 독성으로 작용해 저혈당을 유발한 것이다.

무색, 무취 액체 글리세롤…어린이에겐 쇼크, 저혈당 일으키는 ‘독’으로 작용할 수도

글리세롤은 무색, 무취 액체로 알코올의 일종이다. 슬러시를 비롯 의약품의 용매, 음료의 감미제 등으로 쓰인다. 글리세롤은 음료가 어는 것을 막고 특유의 식감을 만든다. 다만 어린이는 글리세롤을 과하게 먹으면 쇼크, 저혈당증, 의식 상실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영국 식품기준청(FSA)에서는 4세 이하 어린이에게 슬러시를 판매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앵거스처럼 어린 아이들이 슬러쉬 등을 먹고 저혈당이 발생하면 뇌가 손상될 수 있다. 뇌가 망가지면 발달 지연, 지적 장애 등 심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저혈당은 생후 4주 신생아는 혈당이 30mg/dL 이하, 출생 후 2년~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혈당이 50mg/dL 이하일 때 해당한다. 저혈당을 치료하려면 포도당, 사탕, 과일 주스 등 혈당을 즉각적으로 올릴 수 있는 성분을 먹어야 한다. 당을 섭취하기 어렵다면 글루카곤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글루카곤은 간에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해 혈당을 올린다. 인슐린과 반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음식 거부해 저혈당 온 국내 4세 어린이 사연도…어릴수록 저혈당 유지 중요

어린이 저혈당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슬러시가 원인은 아니지만 4세에 저혈당이 온 소녀 사례가 있다. 2022년 SBS플러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한 이 소녀는 끼니마다 음식 자체를 거부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해당 소녀는 저혈당에 빠져 응급실에 간 적이 있을 정도로 음식 거부가 심한 상태였다. 방송에서 전문가들은 저혈당이 이어지면 의식 저하, 돌연사 가능성이 있어 혈당 유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성인은 정상 범위(80~130ml/dL)보다 낮은 70mg/dL 이하일 때 저혈당으로 판단한다. 식은땀, 떨림, 의식 흐림 등 증상이 나타난다. 당 함유량이 높은 설탕, 꿀, 사탕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 혼수상태거나 의식을 잃는 등 저혈당 증상이 심하다면 억지로 음식을 먹기보다 응급실을 찾아 포도당 수액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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