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퀴즈]에이즈 ‘사망률 제로’…만성질환 될 수 있다? 없다?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 에이즈 종식을 위한 세계의 노력, 사망률 제로 목표 달성할까

◆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_25

Q. 에이즈,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 될 수 있다? 없다?

에이즈 종말의 시대가 올까? 오늘 건방진 퀴즈에서는 에이즈 치료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소개할까 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싱가포르에서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HIV)에 걸린 사실을 숨긴 채 미성년자 3명과 성행위를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21년 6개월과 태형 8대가 선고된 사건이 있었어. 이 남성의 첫 번째 피해자인 학생 한 명은 그와 성관계를 가진 후 2019년 7월에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해. 에이즈에 감염된거지.

에이즈라고 들었을 때 공포에 떠는 건 감염 우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에이즈라는 병의 선입견 혹은 낙인 때문일거야. 성적으로 문란하다느니, 동성애 병이라는 등의 시선으로 차별적 태도를 보이기도 해.

에이즈 퇴치를 위해 세계각국에서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사회적 낙인과 차별때문에 환자 스스로가 감염을 숨기고 치료를 기피하는 일들이 많아. 예전에 걸리면 다 죽는다는 것과 달리 에이즈는 관리 가능한 질병이 됐어. 더 이상 사형 선고가 아니야. 강력한 치료제 덕분이지. 하지만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만 130만 명의 신규 감염자와 그 절반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전 세계 공중 보건의 위협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야.

세계적으로 HIV 신규 감염은 1995년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다만 유병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HIV 양성인 사람의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긴 해. HIV 감염인은 바이러스가 다시 전염되거나 에이즈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해. 따라서 전 세계감염 인구가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지속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며, 새로운 HIV 감염이 일어나 지않게 사람들을 보호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신규 감염자는 다시 빠르게 반등할 수 있어.

에이즈 감염율과 사망률 제로를 향한 노력, 숫자 상 가능하지만 어떻게?

여기서 질문, 에이즈 종말의 시대가 올까? 오늘 건방진 퀴즈에서는 에이즈 치료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소개할까 해. 퀴즈에 대한 답은 정확히 내릴 수 없지만, 에이즈 전문가들에 의해 사망률 0에 가깝게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내려지고 있어. 전세계 국가들이 합심해 에이즈 퇴치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에 따르면 에이즈는 이제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될 거고, 종식될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이야.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이즈 연구 프로그램 센터의 부과학 책임자이자 유엔에이즈계획(이하 UNAIDS) 특별 대사인 콰라이샤 압둘 카림 박사는 “전 세계 국가들이 신규 HIV 감염률과 에이즈 관련 사망률을 출산율 1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야심찬 유엔 프로그램에 국가별로 서명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어. 이게 무슨 뜻이냐면 HIV 감염자 한 명이 일생 동안 한 명 미만을 추가로 감염시킬 정도로 감염율을 낮출 수 있을 거라는 의미야.

이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20만 명의 신규 HIV 감염자와 13만 명의 에이즈 관련 사망자가 2010년보다 90%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압둘 카림 박사는 “바이러스를 퇴치하려면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도구 없이도 HIV 감염률과 사망률을 거의 0에 가깝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어. 문제는 어떻게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느냐는 것.

현재 표준 치료법 ART로 바이러스 억제, 성관계 감염도 막을 수 있어

최초의 HIV 치료제는 AZT(아지도티미딘)로 1987년에 승인됐어. 거의 40년이 지나고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가 4천만 명을 넘어선 지금, 여전히 HIV 백신과 치료제를 찾고 있지만 치료법은 극적으로 개선됐지. 1996년 이후부터는 더 강력한 치료법이 개발됐고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어.

오늘날의 표준 치료법은 항레트로바이러스 병용 요법(ART)이야.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하여 HIV가 면역 세포를 복제하고 침입하는 능력을 방해하는 방식이지. 매일 알약을 복용하거나 월별 또는 격월 주사로 투여하는 ART는 혈중 HIV 양을 감지할 수 없을 때까지 줄일 수 있어. 바이러스 억제 상태를 유지하면 HIV 음성 감염인의 수명을 HIV 음성 감염인 수준으로 연장하고 성관계를 통해 HIV를 전파할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고 해.

UCLA의 HIV 확인, 예방 및 치료 서비스 센터의 공동 책임자인 라파엘 란도비츠 박사에 따르면 실제로 현재 치료를 받고 있고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HIV 감염인은 성 파트너에게 감염되지 않을 정도야. 바이러스 억제는 임신이나 출산 중 아기에게 전파되는 HIV를 거의 없애고, 모유 수유를 통한 전파를 크게 줄이며, 주사기 공유로 인한 전파도 줄일 수 있어.

또한 HIV 음성인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강력한 의약품도 있어. 노출 전 예방요법(PrEP)으로 알려진 이 약은 매일 복용하는 알약 형태로 제공되고, 격월로 투여하는 카보테그라비르(브랜드명 아프레튜드)라는 주사제 약물도 있어.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HIV 예방을 위해 질 링을 허가하기도 했는데, PrEP 약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한 달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고 해. 콘돔 사용과 자발적인 남성 포경 수술도 전염을 차단할 수 있지.

2014년에도 에이즈 종식할 수 있을거라 전망…갈 길은 멀다

2014년까지만 해도 에이즈 치료제가 에이즈 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데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됐었어. 하지만 이런 치료제가 감염률 반등을 막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보급되지 않았다고 해. 당시 치료 및 예방 서비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지 못하면 2030년까지 HIV 감염자 수가 415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UNAIDS는 전 세계 HIV 대응을 확대하기 위한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지. 이 목표를 달성하면 2015년부터 2030년까지 2800만 건의 신규 HIV 감염과 최소 2100만 건의 에이즈 관련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UNAIDS는 2025년까지 ’95-95-95′ 목표를 설정했어. 숫자에서 보듯이 HIV 감염자의 95%가 자신의 상태를 알고, 진단받은 감염자의 95%가 HIV 치료제를 복용하며, 치료받은 감염자의 95%가 성관계를 통한 감염 확산을 막는 ‘바이러스 억제’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뜻이야. 이는 곧 전체 HIV 감염인의 약 86%가 바이러스 억제 상태에 이른 것을 의미하기도 해.

2025년 다른 목표도 있어. HIV 감염 위험에 처한 사람의 95%가 예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최소 1000만 명의 감염 위험에 처한 사람이 PrEP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최신 UNAIDS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 전 세계 HIV 감염인 3900만 명 중 76%만이 ART를 복용했고, 71%만이 바이러스 억제를 달성했다고 해.

아동을 비롯한 취약계층 에이즈 치료 관건…아동친화적 치료제도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95%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에이즈 퇴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어린이를 포함한 취약 계층에 대한 치료야. 2022년에 15세 미만 HIV 감염 아동 150만 명 중 57%만이 치료를 받았고, 46%는 바이러스 억제를 받았으며, 약 8만 4천 명이 에이즈 관련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보고돼. 어린이가 일반적으로 초기 임상 시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동 친화적인 치료제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돼.

아동이 선호하는 치료법은 물에 녹는 정제로 복용하는 건데, 2021년이 되어서야 승인됐고, 최근에 들어 많은 국가에서 채택되고 있어. 대부분의 다른 어린이용 HIV 치료제는 맛이 나쁘거나 삼키기 어려워. 하루에 여러 번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는데 이러한 제형을 개선하면 HIV 요법을 유지하기가 더 쉬워 질 것이란 전망이야.

앞서 말했던 95-95-95 목표를 달성하려면 특히 10대소녀와 젊은 여성의 치료가 급선무야. 2022년 신규 HIV 감염자 6명 중 1명은 15~24세 소녀와 여성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거주하고 있다고 해.

HIV 감염된 인구를 모두 추적하기 어려워…약보다 시스템의 성공이 곧 종식과 연결

에이즈 진단을 받고 ART를 시작하면 여성의 바이러스 억제율이 높고 생존율도 높아질 수 있어.  2022년에 15세 이상 진단을 받은 여성 중 82%가 ART를 이용했고 76%가 바이러스가 억제됐지. 하지만 ART를 시작하려면 먼저 HIV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피해가 심한 지역에 특히 10대의 검사 비율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 어려움 중 하나야. 감염자들 약 25%의 사람들이 6개월 이상 ART 치료를 중단하고 있다는 것도 난관이야. 낙인 때문에 병원에 갈 수 없거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

HIV 유병률은 일반 성인 인구와 비교했을 때, 성 노동자의 경우 4배, 트랜스젠더의 경우 14배에 이르는 등 비율이 훨씬 높아.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인구를 모두 추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야. 실상 처벌법, 괴롭힘, 가혹한 낙인, 사회적 금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HIV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 2030년까지 전염병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이를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될 때야 가능해지겠지.

2030년까지 감염자 수치를 확 낮추겠다는 에이즈 치료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하나야. 약물 자체가 실패가 될 수 없다는 것. 사람들이 ART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시스템의 성공 여부가 곧 목표에 다다를 수 있게 한다는 거야.

여러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는 UNAIDS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순조로운 순항을 보이고 있다고 해. 아프리카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르완다, 탄자니아 연합 공화국, 짐바브웨는 이미 2025년까지 95-95-95 목표를 달성했어. 추가로 16개국이 목표 달성에 근접해 있다고 분석됐어.

전문가들은 에이즈 확산을 종식시키는 길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보유하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새로운 HIV 감염자 수를 의미 있게 ‘제로0’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그 시점이 되면 HIV는 관리 가능한 만성 질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

—–<편집자 주>
‘건’강 정보 ‘방’대하다! ‘진’짜만 골라 ‘퀴즈’로 풀어보는 <건방진 퀴즈>. 기존의 기사형식을 타파하고 더 친근하게 접근, 퀴즈로 익혀가는 건강 정보 기사입니다. 건방진 퀴즈 컨셉에 따라 살짝 건방진 말투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바라는 진정성은 진심 가득이니 ‘반말 사용’ 정중히 양해 부탁드립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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