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주사로 맞던 면역항암제, 피하주사 5분이면 치료 끝?

옵디보 임상 3상 성공...키트루다 등 경쟁품목도 동일 제형 준비

[사진=옵디보]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피하주사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신 임상 평가 결과 이 피하주사제는 5분이 채 안 걸리는 간편한 투약법으로,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동일한 치료 효과를 보고했기 때문이다.

통상 면역항암제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에 내원해 30분~1시간 가량 정맥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이런 불편함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BMS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항PD-1 계열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피하주사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결과를 보면, 옵디보 피하주사제 투여군은 기존 정맥주사제와 비교해 약물 혈청 최저농도 및 28일 평균 혈청 농도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을 투여하는 경로는 피하와 정맥으로 달랐지만, 환자가 약물에 노출되는 정도는 비슷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구의 2차 평가변수로 잡힌 전체 반응률에 있어서도 엇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옵디보 피하주사제 투여군의 전체 반응률은 24.2%로, 정맥주사제 투여군 18.2%보다 높았다. 또한 암의 진행 없이 치료제 사용을 유지한 기간도 피하주사제 투여군이 7.2개월(중앙값)로, 정맥주사제 투여군 5.7개월보다 길었다.

BMS는 “옵디보 피하주사는 4주에 한 번씩 고정 용량으로 투여하는 반면, 정맥주사는 2주에 한 번씩 3mg/kg으로 투여한다”며 “30분 넘게 걸리던 평균 약물 투여 시간도 5분 이내로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평가 결과 일부 단점도 확인됐다. 피하주사제를 사용한 환자에서는 정맥주사제와 비교해 약효를 감소시킬 수 있는 항약물항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치료 후 피하주사제 투여군에서는 항약물항체 발생률이 22.8%로, 정맥주사제 투여군 7%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BMS 대변인은 “현재 여러 적응증에 걸쳐 옵디보의 피하주사제 버전이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 당국과 결과를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옵디보 피하주사제 개발에는 바이오기업 할로자임(Halozyme)의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recombinant human hyaluronidase) 기술이 사용됐다. 경쟁사인 로슈도 이 기술을 사용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피하주사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티쎈트릭 피하주사제도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또한 면역항암제 대표 품목인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도 피하주사제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다. MSD는 신규 피하주사제 출시를 통해 오는 2028년 예정된 키트루다의 특허 절벽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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