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CAR-T의 악몽?…FDA “최고수위 안전성 경고 넣어라”

일부 이차성 혈액암 발생...美FDA, 킴리아 등 6개 품목 박스형 경고문 추가 명령

미국 FD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샷’ 치료제로 유명한 ‘킴리아’ 등의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 제품들에 심각한 안전성 경고 문구가 추가될 예정이다.

CAR-T 세포 치료제는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치료를 받은 일부 환자들에서 비전형적인 이차성 혈액암이 발생하며 논란을 키웠다. 최근 글로벌 허가당국은 안전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품에 ‘블랙박스 경고문(박스형 경고)’ 삽입을 명령한 상태다. 이는 의약품 정보에 표시되는 가장 높은 수위의 안전성 경고 조치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시판 중인 CAR-T 치료제 6개 품목에 대해 박스형 경고문을 추가할 것을 명령했다. 이 치료제는 다발성 골수종, 거대 B세포 림프종 등의 혈액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세포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CAR-T는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추출한 뒤 본격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세포 표면에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게 하는 특이적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다. 암세포 사멸을 위해 외부 물질이 아닌, 체내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암 치료제의 가장 진화한 형태로 평가를 받았다.

이번 안전성 경고 조치는 FDA가 작년 11월 CAR-T 치료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내려졌다. 당시 FDA는 임상시험과 시판후 조사자료를 통해 접수된 사례들을 검토한 뒤, 이차성 면역 T세포 종양 발생 사례와 관련한 약물의 위험성을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현재 CAR-T 치료제를 판매 중인 BMS, 길리어드 사이언스, 존슨앤드존슨(J&J), 노바티스 등이 제품 정보 업데이트 명령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BCMA 및 CD19 표적 세포 치료제들로, △노바티스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길리어드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와 ‘테카르투스(성분명 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BMS ‘브레얀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아베크마'(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존슨앤드존슨(J&J) ‘카빅티(성분명 실타캅타겐 오토루셀)’ 등 6개 품목이 해당된다.

FDA는 “조사 단계에서 현재 승인된 모든 CAR-T 제품들에 이러한 잠재적 위험성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BCMA 및 CD19 표적 CAR-T 치료제 모든 제품 라벨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제품에는 “면역 치료 이후 T세포 악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구가 삽입된다. 제품 정보의 ‘경고 및 주의사항’ 섹션에 ‘이차성 악성 종양’ 항목에도 동일한 내용이 추가될 예정이다.

회사들은 여전히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길리어드는 “환자 안전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고 규제 당국과도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제품들의 전반적인 안전성을 확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조치 이후 개별 기업들은 30일 이내에 의견 보완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FDA가 제안한 요청 사항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반박 입장을 제출할 수도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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