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75세 환자에 성공적으로 간 이식

국내서도 고령층 장기이식 증가 추세

지난해 12월 말 퇴원 후 외래 진료를 위해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한 75세 간이식 환자 신금례(오른쪽에서 두 번째) 씨. 왼쪽부터 가천대 길병원 외과 최상태 교수, 장기이식센터 황가혜 책임, 신금례 씨, 외과 김두진 교수. [사진=가천대 길병원]
지난해 하반기 가천대 길병원에서 간 이식을 받았던 75세 신금례 씨는 최근 간단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병원을 처음 찾았던 당시 간암까지 발견돼 고령임에도 장기 이식 수술이 불가피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황달과 피로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였던 신 씨는 간암을 앓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 씨는 긴급히 집중치료실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해 의료진은 간 이식 외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같은 달 뇌사자 간 기증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의료진은 고민에 빠졌다. 신 씨가 고령인 탓에 수술 과정을 견디고 건강을 잘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에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두진·최상태 교수가 지난해 8월 23일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과 회복 과정을 잘 견딘 신 씨는 같은 해 9월 중순 건강을 되찾고 퇴원했다.

수술 후 넉 달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외래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신 씨는 거동이 조금 느리더라도 혼자서 걷고 간단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신 씨와 가족은 “하루 이틀만 늦었어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다”면서 “새 생명을 주신 기증자님과 의료진분들께 감사하며, 건강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두진 교수는 “고령층은 이식 후 폐, 신장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감염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숙고해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기대 여명이 늘어나면서 간이식으로 살릴 수 있는 고령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고령 환자에 대한 장기 이식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장기 조직의 수많은 혈관을 이어야 하고 환자의 면역반응도 고려해야 하는 등 수술 부담이나 합병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의학 기술의 발달과 국민 건강지표 향상으로 국내에서도 장기 이식 환자의 연령도 높아지는 추세긴 하다. 2022년까지 전국에서 간 이식을 받은 75세 이상 환자는 50여 명 수준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됐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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