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할수록 SNS 사용 많아”… ‘어르신 85.7%’ 모바일로 인터넷

"앱 설치 등은 스스로 못해"...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팀 연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높지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률은 높지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10명 중 6명 이상은 앱을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은 국내 고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령자의 노쇠여부에 따른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사용 현황, 이용 목적, 만족도 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다양한 건강관리 앱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이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하는 고령층도 증가하고 있지만, 젊은 층에 비해 경험 부족과 신체적 한계로 기술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령층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활용을 늘리기 위해선 구체적인 사용 현황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거동이 어려운 노쇠 고령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사용하는 패턴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건강한 노인과 노쇠한 노인의 기술 활용 실태를 비교하는 연구도 이뤄진 바 없다.

연구팀은 2022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79세 미만의 노인 505명을 선발해 태블릿 PC를 이용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건강기술 활용 현황, 목적, 활용과 관련된 요인과 노쇠 정도에 따른 기술 활용 차이를 확인했다.

노쇠 정도는 한국형 노쇠설문도구를 이용했다. 이는 피로, 저항, 이동, 지병, 체중감소 5문항에 응답하는 설문으로, 총점 0점이면 정상, 1-2점이면 노쇠 전 단계, 3-5점이면 노쇠단계다.  총 505명의 고령자 중 153명(30.3%)이 노쇠 또는 노쇠 전 단계였고, 352명(69.7%)이 건강한 고령자였다.

연구팀은 노쇠 정도에 따른 △인터넷 사용 △앱 사용 △건강관련 앱 사용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에 관한 실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응답자 505명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433명(85.7)%이었다. 인터넷의 주된 사용 목적은 △정보습득과 소통이며 △검색 △뉴스 △메신저를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 전 단계와 노쇠 단계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소셜미디어(SNS) 사용이 더 활발한 특징을 보였다.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높았으나 스스로 활용하는 비율은 낮았다. 전체 응답자 중 440명(87.1%)이 앱을 사용하고 있으나, 319명(63.2%)은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배우자나 동거인, 자녀가 앱 설치를 도와주고 사용을 추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련 앱 사용자는 290명(57.4%)이었으며 주된 사용 목적은 운동량 측정(90.7%)이었다. 또한 노쇠 전 혹은 노쇠단계 노인이 건강한 노인에 비해 건강 정보를 더 많이 얻고 있었고, 약물지도를 위해 건강관련 앱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중은 높은 반면 웨어러블 기기는 단 36명(7.1%)만 사용했다. 이 중 건강한 고령자는 자기관리를 위해 사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70,8%), 노쇠한 노인은 병원 방문 결정을 위해 사용한다는 응답이 많았다(33.3%).

연구를 이끈 이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고령자에서 노쇠 여부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이용 현황과 목적을 포괄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광일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향후 고령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때, 노쇠 여부에 따른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해 만족도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한국의학회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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