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야 살리는 패혈증 진단…정확도마저 99%로 올린 비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경수 교수팀 연구

정확하고 빠르게 패혈증을 진단하고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확하고 빠르게 패혈증을 진단하고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 인체 반응으로 주요 장기에 장애가 발생하는 병이다. 중증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35%, 패혈성 쇼크가 동반될 경우 최대 60%까지 높아진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경수 교수 연구팀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 세포를 죽이는 CD8 T세포의 3D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패혈증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정확도는 99%다.

패혈증에 대한 면역반응은 복잡하고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빠른 조기 진단과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 빠르게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패혈증 진단에 사용되는 대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인 C-반응성 단백질(CRP), 프로칼시토닌(PCT) 등은 지연된 반응으로 진단이 늦었다. 또한 염증지표인 인터류킨-6(IL-6)과 같은 바이오마커는 표준화가 부족해 진단 결과를 해석하기 어려웠다. 이에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CD8 T세포 이미지 데이터와 AI 모델을 활용해 패혈증의 진단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패혈증 회복군(사망자 포함) 8명의 혈액샘플에서 CD8 T세포를 분리해 이미지를 촬영했다. 촬영은 △패혈증 쇼크 진단 시점 △패혈증 쇼크 해소 시점 △퇴원 전 세 시점을 나눠 진행했으며,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사용했다. 홀로토모그래피는 세포 구조 변화에 영향을 주는 염색 과정 없이 살아있는 면역세포의 3D 영상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각 시점에 촬영한 이미지는 AI 분류 모델을 통해 건강한 대조군 20명의 이미지와 비교·분석했다. 이때 패혈증 쇼크 진단 시 얻은 이미지는, 패혈증 쇼크의 진단 가능성 평가에 사용됐으며, 생존 환자군과 사망 환자군의 패혈증 쇼크 진단 시 채취된 이미지는 패혈증 쇼크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사용됐다.

AI모델의 예측 성능을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AUROC) 지표로 분석했다. AUROC는 ‘ROC 곡선의 아래 면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특정 검사도구의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으로, AI 모델의 성능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면적이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뛰어나며 0.8 이상이면 고성능 모델로 평가된다.

분석 결과, 패혈증 진단을 위해 하나의 CD8 T세포 이미지만 사용했을 때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AUROC)는 0.96(96%)을, 두 개의 세포 이미지를 사용했을 때는 0.99(99%) 이상의 높은 성능을 보였다. 예후 예측 모델에서도 단일 세포 이미지로 0.98(98%)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두 개의 세포 이미지를 사용했을 때는 0.99(99%) 이상의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연구를 이끈 정경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CD8 T세포의 3차원 이미지가 패혈증의 바이오마커로서의 역할을 규명할 수 있었다”며 “AI 모델을 통해 패혈증 환자의 진단 및 예후 예측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함으로써 환자 개인에 적합한 치료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라이트: 사이언스 앤드 어플리케이션스(Light: Science&Applic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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