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아프면 폐도 병든다”…치석 속 ‘이 박테리아’ 때문

면역계에 중요한 두 가지 세포 활성화, COPD 증상 악화하는 것으로 밝혀져

잇몸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여러 병에 걸릴 위험을 낮추거나 증상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잇몸병(치주염)은 두 가지 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악화시킨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쓰촨대 의대 연구팀은 잇몸병과 관련된 박테리아가 면역계에 중요한 특정 세포(γδ T 세포)와 M2 대식세포 등 두 가지 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COPD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종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잇몸병은 당뇨병, 고혈압, 일부 암, 심혈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각종 병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잇몸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면역체계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이해는 불분명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보위 탕 박사(미생물학)는 “잇몸 치료를 강화하고 두 가지 세포를 억제하면 COPD의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COPD는 전 세계의 사망 원인 6위이며,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이다. 소득이 높은 국가에선 흡연이, 저소득층·중산층 국가에선 흡연과 가정 내 공기오염이 COPD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잇몸병은 주로 박테리아로 이뤄진 끈적끈적한 막(플라그)이 쌓여 생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플라그가 치석으로 굳어진다. 이는 잇몸 조직에 자극과 염증을 일으키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 깊은 틈을 만든다. 박테리아의 번식과 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특정 구강 박테리아(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균)가 잇몸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에 생쥐를 대상으로 이런 박테리아가 어떻게 COPD의 진행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줬다.

한 실험에서는 잇몸병과 COPD에 모두 감염된 생쥐가 COPD에만 감염된 생쥐보다 COPD의 진행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입을 통해 특정 구강 박테리아에 감염된 생쥐의 경우 박테리아가 폐 조직으로 옮겨가며, 폐 미생물에 상당히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세포 분석과 면역 형광법을 이용해 추가 관찰한 결과, 잇몸병이 폐 조직에서 면역세포의 확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생쥐의 폐 조직을 이용한 실험에서 특정 구강 박테리아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COPD 악화와 관련된 사이토카인을 생성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M1 대식세포는 인터류킨-12를 많이 분비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세균을 집어삼킨다. M2대식세포는 인터류킨-10을 많이 분비해 상처를 낫게 하고 지나치게 활성화한 면역반응을 가라앉혀 준다.

연구팀은 잇몸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모두 앓는 환자를 모집해, 잇몸병을 치료하고 치료 전후의 폐 기능과 면역세포 수를 비교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Periodontitis aggravates COPD through the activation of γδ T cell and M2 macrophage)는 미국미생물학회(ASM)가 발행하는 ≪엠시스템즈(mSystems)≫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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