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만 산다…매일이 ‘새 날’이 되어야 하는 이유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우리의 삶은 등산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등산할 때, 정상에 올라가서 “야호!”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등산하게 되면, 정상까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느냐는 생각에 등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4년도 새해를 맞은지 벌써 열흘이 훌쩍 지났다. 통상적 경험에 의하면 1월 첫 주만 해도 새해라는 마음을 가지고 신다. 다만 다음 주부터는 새해라는 감각이 무디어지고 이전의 일상 경험으로 돌아가서 쏜살같이 지나가는 삶을 반복한다. ‘인간 중심의 성격 심리학’은 항상 새로운 각오를 살려는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점을 제시해 준다.

◾ 인간의 경험은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고, 지속해서 존재하거나, 변하고 있는 존재(Human experience is not be, but being or becoming)”라고 주장한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인간의 의식은 흐르는 물과 같은데, 우리가 흐르는 물을 쳐다보고 있으면 동일한 물로 착각을 하지만 방금 본 물은 이미 흘러갔고, 지금 보고 있는 물은 항상 새로운 물이다. 인간의 의식도 마찬가지다. 내가 나를 바라보고, 나를 의식하는 것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의식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지속해서 변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나의 존재는 항상 새롭고 이전의 나는 이미 나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지 실제의 내가 아니다. 과거에 내가 경험했던 실패한 사건이나 실수한 것도 나의 본질이 아니다. 나의 본질은 이 순간 변해가고 성장해가고 있다.

때문에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삶”이 필요하다. 등산할 때, 정상에 올라가서 “야호!”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등산하게 되면, 정상까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느냐는 생각에 등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 그리고 정상에 서 있는 짧은 순간에 기쁨을 누려도, 내려오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등산하는 과정, 즉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다르다. 바람을 얼굴 피부로 느끼고, 물소리 산새 소리를 귀로 듣고, 꽃 내음 또는 불어오는 향기를 코로 느끼고, 시야에 끊임없이 전개되는 경치를 즐기면서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정상 정복의 기쁨은 기쁨대로 누리고, 하산하면서도 내려오는 길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삶도 오늘 하루 지금 여기의 삶을 즐겁게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 배우자도 지금 여기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정말 멋있는 창조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의 상처에 머물며 배우자를 바라보면 “이런 원수가 따로 없다.”.

◾인본주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의 목표는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니고 나에게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하는 삶(Fully Functioning)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불행이나 부정적인 감정의 원천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성취동기를 높이려는 의도로 형제나 남들과 비교하는 것에 기인한 열등감이라고 주장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인간에게 각각 다른 달란트를 주고 자신이 받은 달란트만큼 성실히 성취했는가를 확인하신다는 비유가 있다. 즉 하나님은 5달란트를 받는 사람에는 5달란트만큼 노력해서 이윤을 남기고 2달란트를 받는 사람은 2달란트만큼 성취하기를 원하신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성취하는 전인적인 인간이 되기를 원하신다. 혹시라도 남들과 비교해서 자신이 가진 것이나 성취한 것이 많으면 우쭐대고, 남과 비교해서 적으면 열등감을 가지고 사는 삶을 살았다면 올해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의 능력을 가능한 100% 발휘하려고 노력하며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를 제안한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삶을 살아야 행복하다.

◾당신이 앞으로 살 남은 날을 기준으로 하면, 오늘은 첫날이고 새로운 날이다(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죽는 날을 기점으로 보면 삶을 바라보면 우리는 매일 죽어간다. 반면 앞으로 살아갈 날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매일 새날을 살고 있다. 연초에만 새날인 것이 아니고 매일 새날을 사는 것이다. 마치 바닷가 모래 해변에 발자국이 널려 있지만, 아침이 되면 밀물과 썰물을 통해서 아주 새롭게 되고 평화롭게 보이듯이 우리의 삶과 마음도 아침에 일어나면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과거는 우리의 삶을 지금 여기까지 이끌어 왔지만, 우리를 여기에 매어 둘 수는 없다(Your past has guided you to where you are today, but it is not anchor). 우리는 과거라는 파도를 타고 오늘 여기에 와 있다. 그러나 나를 몰고 온 파도는 나를 여기에 고정하고, 매어 놓을 수는 없다. 나는 오늘도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 노을 젖고 나아 가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과거에 관련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내가 원하는 목표와 내가 되고 싶은 목표, 이미지, 방향에 관련해서 나를 바라보아야 오늘도 즐거운 항해를 할 수 있다. 과거의 상처는 단지 기억일 따름이고, 나의 존재는 이 순간 보석같이 빛나고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성으로 가득 찬 존재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We have a choice). 어려운 일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한다. 또한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강박감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행동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선택권이 있다. 문제는 내가 선택한 결과를 직면하고 책임을 질 것인가에 달려 있다. 예컨대, 사람들은 직장의 상사가 갑질을 해서 어렵게 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집단으로 따돌림을 시켜서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마치 선택할 사항이 없는 것처럼 표현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직면하고 내 주장을 하는 선택도 할 수 있고, 그 상황에서 참고 견디면서 기회를 보는 선택도 할 수 있다.

올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그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을 했으면 내가 행동을 선택했다고 하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수용하면서 자신을 격려해 주었으면 한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남에게는 관대한데, 자신의 실수에는 너무 엄격하고 지나친 경우를 보는데 새해에는 ‘자기 자비’를 베풀고 지금 여기의 삶을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기고 몰입하는 삶을 살기를 기원해 본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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