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퀴즈] “앉느냐 vs 서느냐” 오줌 자세 논쟁…당신은 어느 쪽?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 서서 소변보기에서 앉아서 소변보는 남자들의 태도 변화 읽기

◆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_22

Q. 오줌이 마렵다. 당신이 남자라면 소변보는 자세는?

① 서서 소변본다

② 앉아서 소변본다

당신이 남자라면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자세는? 항상 앉아서 소변보는 시츠핑클러가 될 것인가, 항상 서서 소변보는 슈테핑클러로 남아 있을 것인가. 세계의 남자 화장실에서는 지금 앉느냐 서느냐의 문제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지=코메디닷컴 DB]
당신의 소변볼 때 방식은 어느 쪽이야? 항상 앉아서 소변보는 남자가 될 것인가, 항상 서서 소변보는 남자로 남아 있을 것인가. 세계 남자 화장실에서는 지금 ‘앉느냐’ ‘서느냐’, 오줌 과녁을 향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 오늘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 아닌 ‘ 앉느냐 서느냐 소변 생각’으로 건방진 퀴즈를 열어봤어.

“남자는 자고로, 과녁을 향해 ‘갈기는’ 오줌 줄기에서 정력을 엿본다 했거늘…”

누군가는 서서 소변보는 일을 정력 내지는 남자의 자존심과 결부시켜 ‘앉아서 싸는 일’을 못마땅해 할지도 모르겠어. 독일어로 앉아서 소변보는 남성을 이르는 단어 ‘시츠핑클러(Sitzpinkler)’도 처음엔 여자처럼 앉아서 오줌을 싸면 ‘약하고 겁 많은 남자’라는 뜻이 강했다고 하니, ‘오줌발 부심’이 강한 남자들에게 좌식 소변은 여자같다고 창피할 일로 치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

항상 앉아서 소변을 보는 이 시츠핑클러는 항상 서서 소변보는 남자를 뜻하는 ‘슈테핑클러(Stehpinkler)에 대척해 독일의 소변 문화를 바꿔 왔어. 독일이 전반적으로 남성의 좌식 소변법으로 방향을 틀긴 했지만 독일 남성 10명 중 1명은 여전히 급진적인 슈테핑클러로 남아 있다고 해.

이렇게 서로 반대 소변 문화를 대표하는 이 두 단어가 격하게 충돌한 때가 있었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법정 소송이 일어난 2015년. 서서 보기 vs 앉아서 보기 두 문화가 정면으로 부딪힌 악명 높은 사건이었지. 한 집주인이 세입자가 서서 오줌 누는 습관 때문에 화장실 주변의 대리석 바닥이 손상되었다는 이유로 세입자에게 줘야 할 1900유로(약 270만원)의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어. 법원이 집주인의 소송을 심리한 결과, 판사는 소변으로 인한 바닥 손상을 인정했지만 결국 서서 소변을 보는 세입자의 손을 들어줬어. 판사는 판결문에서 “많은 남성들이 앉아서 소변보는 방식에 길들여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은 여전히 일반적인 관행이다”라고 명시했어.

앉아서 소변보는 남자가 전세계 대세…당신은 대세를 따를 것인가? 

판결문처럼 “남자는 서서 오줌을 싸고 여자는 앉아서 싼다”는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일반적 관행으로 이어져 왔지. 그래, 남자들이 서서 오줌을 누는 것은 인간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관행 중 하나일 수 있어. 이 오래된 관행을 깨고 독일 시츠핑클러가 쏘아 올린 공! 남자도 앉아서 소변보는 방식에 대한 논쟁은 각국에서 계속되고 있지만,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대.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성이 많은 국가 순위가 발표되기도 할 만큼 다른 국가에서도 뜨거운 관심인가 봐. 이 조사에서 여전히 남자 좌식 소변의 원조 독일이 압도적인 1위였어.

영국 여론조사업체 YouGov가 1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성의 배뇨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이미지 출처_유고브]
지난해 영국에 본사를 둔 여론조사업체 YouGov가 13개국을 대상으로 남성의 배뇨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어. 조사 대상 국가 중 유럽 8개국과 나머지 캐나다, 미국, 멕시코, 싱가포르, 호주가 포함돼 있어. 이 13개국 중 가장 많은 남성이 ‘매번’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응답한 국가는 독일로 비율이 40%나 되었어.

독일 남성의 22%가 ‘대부분’ 앉아서 일을 본대. 2위 스웨덴 ‘매번’보다 앞서는 수치야. 스웨덴 남성은 ‘대부분’ 앉는다는 응답이 28%로 가장 많았어. 덴마크 남성은 호주인과 캐나다인을 제치고 전체 3위를 차지했어. 폴란드와 영국은 유럽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어. 폴란드 남성의 10%, 영국 남성의 9%만이 ‘매번’ 앉아서 소변본다고 답했어.

미국은 그보다 낮은 편이야. 미국 남성의 10%만이 “매번” 앉아서 소변을 보고, 13%만이 “대부분”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답했어. 멕시코나 싱가포르의 경우 각각 6%와 5%의 남성이 ‘매번’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답한 것에 비해선 높아.

독일엔 ‘화장실 유령’이 있었다!…유명 공직자가 ‘앉아 싸’라고 경고 음성

이런 궁금증이 생겼어. 독일의 많은 남자들은 어떻게 앉아서 소변을 보는 데 이렇게도 익숙할까. 자료를 살펴보니 그 배경을 분석한 내용이 재밌어. 2004년 독일에서 처음 판매된 Spuk(유령) 또는 WC-Geist(화장실 유령)라는 장치가 한몫 했다는 이론이 가장 지배적이야. 이 장치를 변기 시트 아래에 놓아두면 좌변기를 들어 올릴 때 “좌변기를 수평 위치로 되돌리고 앉아서 용무를 보라”는 음성 메시지가 흘러나와. 변기 청소를 하는 사람들은 좌변기를 들을 때마다 계속 들어야 하는 말이기도 하지. 경고 음성이 더 골때려. 앙겔라 메르켈, 헬무트 콜 또는 다른 전직 총리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앉아서 싸라’는 요청을 더욱 권위 있게 만들었대.

이른바 이 ‘화장실 유령’이 독일 남자들의 태도 변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야.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 독일 전역에서 앉아서 소변을 보는 태도 변화가 ‘부흥’했던 시기라 할 수 있어. 독일 곳곳의 화장실, 공동 시설의 화장실에 ‘화장실 유령’과 함께 남성 방문객에게 소변을 볼 때 앉으라는 안내문이 등장했어. 독일 부모들은 어린 시절부터 아들에게도 앉아서 소변을 보라고 교육하기에 이르렀지. 앞서 사례로 들었던 2015년 법정 다툼에서 판결은 서서 소변을 본 세입자의 승으로 넘어갔지만, 독일 국민 감성은 서서 소변을 봐서 피해를 봤다 주장하는 집주인과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지. 바닥이 더러워지는 위생적 측면에서 많은 이들이 동의했기 때문이야.

독일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스티커 : 앉아서 일 보세요!라고 적혀있다. [사진 출처=immi.de]
독일에서 시츠핑클러가 부흥하게 된 데는 ‘위생과 건강’이 주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해도 무방해. 서서 소변을 보면 자주 ‘과녁’을 놓쳐서 청소를 해야 하는 지저분한 상황을 만들게 되잖아. 이에 따라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더 위생적고 청결에 대한 배려라고 인식을 하게 된 거야. 실험결과에서도 서서 소변을 볼 경우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 방울이 2300개에 이르고, 바닥에서 40㎝, 벽으로는 30㎝ 높이까지 튄다는 보고도 있어. 말 그대로 자신도 모르게 바닥과 벽에 오줌칠하고 있다는 뜻이야.

앉아서 소변을 보면 방광이 더 빠르고 완전히 비워진다는 점은 건강학적 이점으로 꼽혔어. 특히 전립선이나 하부 요로 문제가 있는 남성에게 더 좋은 선택이라는 거야. 여기에 앉아서 소변을 볼 때 그 소리가 더 조용하기도 하다는 점이 추가 이점이야.

일본도 앉아서 보는 습관 늘어나…한국은? 46%가 집에서 앉아서 소변본다

앞서 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독일을 비롯해 북유럽, 네덜란드, 프랑스 등 다른 많은 유럽 국가들도 앉아서 소변을 보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에서도 55세 이상보다 젊은 세대가 이 방식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양새야.

독일의 시츠핑클러를 능가하는 국가가 바로 일본이야. 일본에도 ‘스와리숀’이라는 단어가 있어. 여러 조사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본 남성 중 앉아서 소변을 보는 비율은 1999년 15%에서 2007년 약 40%, 2020년 약 60%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해. 원래 앉아서 소변을 본다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고, 조사 대상자의 거의 절반이 서서 소변을 보는 습관을 앉아서 보는 습관으로 바꿨다고 답했어. 스와리숀의 급격한 증가는 일본의 온열 시트와 첨단 화장실 기술 덕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야.

한국 남성들은 어떨까. 조선일보가 최근 한 설문조사업체에 의뢰해 20~60대 남성 1005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가 “집에서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답했대. 매번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공중화장실에서는 여전히 서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어. 464명 중 74%는 “최근 몇 년 새 앉아서 소변을 보는 쪽으로 습관을 바꿨다”고 답했어.

이 조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앉아서 소변보고 있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어. 20대 응답자 중 앉아서 소변을 보는 비율은 37%인 반면, 30대 44%, 40대 43%, 50대 53%, 60대 54%였어. 외국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앉아서 소변보는 방식을 선택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선 연령이 높을수록 앉는 걸 선호하고 있다니…, 국가간 세대별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야.

앉느냐 서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개인의 선택이지만 쾌적한 좌변기 사용과 전립선 건강을 위해서는 앉아서 볼일을 보는 것을 권장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야. 앉아서 볼일 보는 방식에 ‘세계적 부흥’이 일어난다면 다가오는 미래에 모든 남성이 시츠핑클러가 될까? 남자 화장실에 있는 서서 보는 소변 변기가 유물로 남게 될, 스탠딩 변기 종말의 시대도 올까? 아직 격정적 반발도 느껴지는 가운데, 세계 곳곳의 화장실에서 앉을까 말까 남자들의 주춤거림은 계속될 듯해.

—–<편집자 주>
‘건’강 정보 ‘방’대하다! ‘진’짜만 골라 ‘퀴즈’로 풀어보는 <건방진 퀴즈>. 기존의 기사형식을 타파하고 더 친근하게 접근, 퀴즈로 익혀가는 건강 정보 기사입니다. 건방진 퀴즈 컨셉에 따라 살짝 건방진 말투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바라는 진정성은 진심 가득이니 ‘반말 사용’ 정중히 양해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시작한 연재 <건방진 퀴즈>는 매주 1회 찾아갑니다. 궁금증이나 의견이 있으면 ‘건방진 예의’를 갖춰 댓글 및 메일로 보내주세요. 성실히 기사에 참고하겠습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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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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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o*** 2024-01-03 11:23:10

      젊어서는 앉아쏴도 괜찮아요~ 나이먹음 앉아쏴면 한 두 방울 꼭 옷에 묻습니다. 밀어내는 힘이 부족해지니.......

      답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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