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겨울 등산 사고… 중년이 특히 조심할 것은?

실족, 조난, 심뇌혈관병 조심해야... "산에선 겸손해야"

서울과 경기, 강원 일부 지역에 폭설이 내린 30일 오후 모습.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뉴스1]

전문 산악인이라도 산에선 늘 긴장한다. 겸손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쌓인 겨울 산은 특히 위험하다. 언제 날씨가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 또 안전”이 중요하다. 많은 경고에도 불구 최근 잇따라 등산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폭설에도 등산화 없이구급대원 24차량 11대 동원해 구조

대설특보가 내려진 30일 낮 1시쯤 등산화도 없이 경기 포천시 내촌면 해발 800m대 주금산을 등산하던 30대 남성이 정상 인근에서 고립되어 구급대원 24명과 차량 11대가 동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이 많이 내려 소방헬기도 출동할 수 없어 구급대원들이 일일이 정상까지 올라야 했다.

구급대원들은 2시간여 만에 주금산 정상 부근에서 A씨를 구조했다. 그는 대설이 예고됐는 데도 등산화와 아이젠 없이 운동화를 신고 등산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겨울 산행을 즐기더라도 등산화와 아이젠, 장갑, 핫팩, 보조배터리, 충분한 물을 준비하고 여러 명이 같이 가야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며 안전산행을 당부하고 있다.

설악산에서도 조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설악산 국립공원 상봉-화암재 구간에서 실종 신고된 A씨(41)가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18일에는 B씨(56)가 인근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매서운 한파 속에 무리하게 눈길 산행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연시 등산 사고 1월 가장 많아실족, 조난, 심장병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2020~2021년 발생한 등산사고는 모두 1만 4950건이며, 사망-부상이 8698명(사망 192명·부상 8506명)이나 됐다. 특히 연말·연시(12월·1월)에 발생한 등산사고가 1758건으로, 해맞이 산행이 많은 1월 1일 사고가 75건으로 이 기간 중 가장 많았다. 실족이 40%, 길을 잃는 조난이 25%, 심장병 등 질환 19% 순이었다.

겨울 산은 야트막한 산을 오르더라도 주의해야 한다. 모자와 장갑, 눈길과 빙판에 대비해 미끄럼 방지 등산화, 아이젠이 필수다. 하산할 때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무리한 산행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새벽에는 실족이나 추락, 저체온증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옷이나 담요, 따뜻한 차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겨울 산에서 길을 잘못 들었을 때는 무리하게 직진하지 말고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야 한다. 위급 상황 발생 시 구조대에게 자신의 위치를 신속히 알릴 수 있도록 등산로 곳곳의 국가지점 번호나 등산로 위치표지판을 확인하며 이동하는 게 좋다.

몸의 변화 심한 중년은 무리한 산행 피해야나 홀로 등반은 위험

평소 고혈압, 심장병 등 혈관병이 있는 사람은 겨울 산행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추위에 혈관이 수축해 갑자기 혈압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행 중 쓰러져 구조 요청을 하는 사람 중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혼자서 등산하면 매우 위험하다. 위급 상황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쓰러지면 휴대폰의 119를 누르기도 어렵다.

겨울 산행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위해 추위를 무릅쓰고 등산에 나섰다가 쓰러지면 너무 허망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한발 한발 나가야 한다. 특히 몸의 변화가 심한 중년 이상은 ‘안전, 또 안전’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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