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반쪽만 인식…강한 뇌 충격에도 ‘공간무시’ 생겨

뇌졸중 환자의 58%,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38%가 겪어

뇌졸중 환자 중에선 58%, 외상성 뇌손상 환자 중에선 38%가 공간무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환자만 놓고 보면 좌뇌(23%)에 비해 우뇌(45%)에 손상을 입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으로 뇌의 한쪽 반구가 손상되면 그 반대편에 있는 공간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공간무시(spatial neglect)라고 한다. 가령 오른쪽 뇌에 뇌졸중이 오면 마치 왼편에 장애물이라도 있는 듯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주의력이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왼쪽에 사람이 있거나 물건을 놓아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오른쪽만 옷을 입거나 오른쪽 얼굴만 면도를 할 수도 있다. 책을 읽어도 왼쪽 페이지는 읽지 못하고 오른쪽 페이지만 읽을 수 있는 식이다. 이같은 장애를 앓으면 길을 찾는 것은 물론 물건을 식별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근에는 뇌졸중뿐만 아니라 외상성 뇌손상(TBI)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물리치료와 재활의학 연보(Annals of Physical and Rehabilitation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의 비영리 재활의학 연구재단인 케슬러 재단과 듀크대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16개 재활병원에서 치료받은 뇌졸중 환자 3600여 명과 머리에 외상을 입은 환자 266명의 증상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공간무시가 발생할 경우 “일상 기능을 손상시키고 재활 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려 뇌 손상 후 장기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뇌졸중 환자 중에선 58%, 외상성 뇌손상 환자 중에선 38%가 공간무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환자만 놓고 보면 좌뇌(23%)에 비해 우뇌(45%)에 손상을 입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케슬러 재단의 페이 첸 선임연구원은 ”공간무시에 대한 선별검사가 뇌졸중 재활프로그램뿐 아니라 외상성 뇌손상 재활프로그램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밝혔다. 그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게 공간무시에 대한 적시 치료를 확대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의 재활 결과를 개선하고, 그들의 회복을 최적화하고, 간병인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877065723000490?via%3Di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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