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자려다 ‘유산’…태아에게 영향 미치는 수면제 성분?

임신부 약 복용 주의해야...약에 따라 39%에서 최대 2배까지 커져

임신 기간 중 벤조디아제핀 복용이 유산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 기간 중에는 체내 호르몬 변화와 소화 기능 장애 등으로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임신부는 물론 태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함부로 아무 수면제를 복용해서는 안된다.  유산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탓이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의과대학 페이위안 시아오 박사팀은 임신 중에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하는 것이 유산 위험을 대략 69% 높인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벤조디아제핀은 신경안정제에 속하는 향정신성약물로 불면증과 불안 등에 흔하게 처방된다.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임신한 여성을 조사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들 중 약 2%가 임신 기간 중 벤조디아제핀을 처방 받았다.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와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출생증명데이터(BCA)를 바탕으로 300만 건 이상의 임신 기록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전체의 4.4%인 13만 명이 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신 중 벤조디아제핀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유산 위험이 6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에 속하는 알프라졸람, 디아제팜, 로라제팜, 플루디아제팜 등 약물에 따라 위험은 1.39배에서 2.52배까지 다르게 확인됐다. 그중 알프라졸람의 유산 위험 증가율은 39%로 가장 적었다. 국내에서 알프라졸람은 환인제약 알프람정, 비아트리스코리아 자낙스정, 명인제약 자나팜정 등으로 유통된다.

벤조디아제핀의 안전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벤조디아제핀 사용이 유산이나 자궁외임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진 반면, 조산 위험이나 선천성 기형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논란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의료진은 임신 중 정신 질환과 수면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벤조디아제핀을 사용할지 판단할 때 약이 주는 위험과 이익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27일(현지시각) 미국의학협회가 발간하는 저널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게재됐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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