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먹방] “생것 vs 익힌 것”…채소 영양 최대로 끌어내려면?

고온에 약한 무와 부추는 생으로...마늘은 익히면 영양소 강화돼

채소에 따라 조리법을 달리하면 영양소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식별로 궁합이 다르듯 채소도 알맞은 조리법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채소를 먹을 때 익숙한 방식으로 조리하지만 채소에 따라 조리법을 달리하면 영양소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열에 약한 성분이 든 채소는 생으로 먹고, 익혀 먹는 게 이로운 채소는 끓는 물이나 센 불에 열을 가하는 게 좋다.

비타민 C 등 열에 약한 성분 풍부한 양배추, 브로콜리는 생으로

생으로 먹으면 좋은 채소는 양배추, 브로콜리 등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다. 비타민C는 수많은 연구에서 열에 약한 사실이 입증됐다. 삶거나 끓이는 등 뜨거운 온도에서 조리하면 비타민 C가 손실되는 것이다.

비타민C뿐만 아니라 양배추와 브로콜리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도 많은데 이역시 열에 약하다. 양배추는 샐러드로 활용하거나 조각조각 썰어 피클로 만들어 먹으면 영양 성분을 지킬 수 있다. 브로콜리도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다른 채소보다 비교적 거친 식감이 부담스럽다면 10~20초 정도 짧게 데치면 된다.

고온에 약한 무와 부추도 생 것이 좋아…보라빛 채소는 삶거나 끓이는 조리법은 피해야

육수를 내거나 국에 넣는 경우가 많은 무도 생채, 깍두기 등으로 먹는 게 건강에 이롭다. 무에는 다이스타아제라는 소화를 돕는 효소가 많다. 다이스타아제는 50도가 넘는 온도에선 효능이 떨어진다. 부추전으로 흔히 먹는 부추도 마찬가지다. 부추는 7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황화알릴이라는 성분이 파괴돼 부추절임 등으로 먹는 게 좋다. 황과 알리신이 결합한 황화알릴은 피로 회복에 도움주지만 부추 특유의 매운맛을 낸다. 생 부추 섭취 시 이런 맛이 불편하다면 짧은 시간 살짝 볶으면 된다.

가지, 적양배추 등 보라색을 띠는 채소도 생으로 먹는 게 좋다. 보라빛 채소에는 안토시아닌과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안토시아닌은 물에 약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물속에 오래 담그면 영양소가 빠져나올 수 있다. 보라색 채소는 흐르는 물에 신속히 헹구고, 물에 넣는 조리법보단 구워먹는 게 효능이 뛰어나다. 가지를 구우면 수분이 날라가 영양밀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베타카로틴 든 당근, 호박 등은 기름에 굽기…마늘은 익히면 영양소 강화돼

당근은 익혀 먹을 때 효능을 더 발휘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당근의 주요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생으로 먹으면 약 10%의 흡수율을 보이지만 익히면 60% 이상으로 높아진다. 물이 아닌 지방에 녹는 성질을 지닌 베타카로틴이 든 채소는 올리브유 등 기름을 살짝 둘러 볶으면 영양 성분이 더 우러나온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호박, 미나리, 시금치도 마찬가지다. 단, 시금치와 미나리는 비타민 C도 많아 국으로 활용하기 보단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게 좋다.

지용성 성분인 라이코펜이 많은 토마토도 기름에 구우면 영양소를 더 많이 보충할 수 있다. 토마토는 현존하는 식용 작물 중 라이코펜(항암 작용 성분)이 가장 많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토마토를 87도에서 2분, 15분, 30분간 데운 결과 라이코펜 함량이 각각 6%, 17%, 35% 늘었다.

항암효과, 치매 방지 등 역할을 하는 마늘은 생으로 먹어도 건강 효과가 뛰어나지만 익히면 건강에 더 좋다. 마늘을 끓는 물에 넣어 익히면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S-알리시스테인’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마늘을 1시간 동안 물에 끓였더니 S-알리시스테인이 생마늘보다 약 4배 늘었다.

〈3줄 요약〉
✔ 열에 약한 비타민 C, 글루코시놀레이트 풍부한 양배추, 브로콜리는 생 것이 건강에 이로움
✔ 가열 시 효능 떨어지는 무·부추, 물에 약한 안토시아닌 풍부한 보라색 채소도 생으로 먹어야
✔ 베타카로틴 많은 당근과 호박은 기름에 볶고, 마늘은 충분히 익히면 영양소 강화

[‘건강’한 ‘먹’거리 정보’방’, 건강먹방은 자주 접하는 식품에 대한 궁금증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기자가 일상에서 무심코 넘어가는 영양 정보를 쉽게 풀어 안내해드립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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