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은 연말 모임…거절해도 되나 고민이라면?

초대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낼 화를 과대평가하는 경향 커

사람들은 초대를 거절하면 생길 부정적인 결과를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각종 송년회가 이어지는 연말은 행사가 많은 시기이다. 그런데 초대받은 행사 중에는 참석하는 것이 꺼려지는 행사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초대를 거절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초대를 거절하면 상대방이 화를 낼 거라는 걱정 때문에 마지못해 초대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초대를 거절하면 생길 부정적인 결과를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를 거절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상대방이 크게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대 연구진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초대를 거절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가 걱정돼 참석하고 싶지 않은 행사의 초대를 수락한 적이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4분의 3 이상(77%)이 이 같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

연구진은 우선 참가자들에게 유명 셰프와 함께 토요일 밤 현지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저녁 식사에 친구를 초대하거나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는 시나리오를 읽게 했다. 초대를 받은 참가자에게는 낮에 이미 계획이 있고 집에서 쉬고 싶어서 초대를 거절한다고 상상하라고 했다. 초대를 받는 상상을 한 참가자에게는 친구가 같은 이유로 거절하는 상상을 하라고 했다.

실험 결과 친구의 초대를 거절하는 상상을 한 참가자들은 그 일이 친구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았다. 거절하는 상상을 한 참가자들은 거절당하는 상상을 한 참가자들보다 더 많이 상대방이 화를 내고, 실망해 앞으로 행사에 초대하지 않을 거라고 답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160명을 모집해 연인과 함께 ‘커플 설문조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참여한 커플 중 4%는 6개월 미만, 1%는 6~12개월, 21%는 1~5년, 74%는 5년 이상 사귀었다.

먼저 커플 중 한 명에게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방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나머지 참가자에게는 파트너에게 영화 관람, 레스토랑 식사, 공원 하이킹 등 향후 몇 주 동안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한 초대장을 쓰도록 했다. 그런 다음 초대장을 쓴 참가자를 방에서 나가게 하고, 방을 나갔던 참가자에게 방으로 돌아와 쓰여진 초대장을 읽게 했다. 이후 초대장을 읽은 참가자에게 “그냥 집에서 쉬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답장을 쓰게 한 뒤 초대장을 쓴 사람에게 보여줬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사귄 기간에 관계없이 상대방의 초대를 거절한 사람은 실제보다 상대방이 더 큰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며 “초대를 받은 사람은 초대를 거절했을 때 초대를 한 사람에게 일어날 부정적인 결과를 과대평가한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일관되게 발견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말연시에는 많은 행사에 초대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번아웃이 일어날 수 있다”며 “초대를 거절하는 것이 번아웃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때는 초대를 거절하는 것이 좋다. 걱정하는 것보다 상대방은 크게 화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고 권고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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