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 꼭 빼야 한다?”…NO! 연령별로 ‘이만큼’ 유지해야

65세 이상 약간의 과체중이 오히려 유익...골절 위험 줄고 아플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성인의 경우 ‘약간의 과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수준의 체중인가를 이야기할 때 흔히 체질량지수(BMI)를 예로 든다. 체질량지수는 체중과 신장의 비율을 측정한 것으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위험을 나타낼 때에도 흔히 사용된다. 보통 체질량지수가 18.5~24.9 사이를 가장 건강한 수준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이 반드시 옳지는 않다는 것이 점점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삶의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건강한 체중 범위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11월 영국영양사협회(British Dietetic Association)는 65세 이상 성인들에게 ‘약간의 과체중’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해당 협회는 약간의 과체중인 노인의 경우 체중을 감량해도 실제로 건강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체중이 조금 더 나가면 노년기에 흔히 발생하는 골절로부터 뼈를 보호할 수 있으며,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질환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나이에 따른 가장 건강한 수준의 체중은 어떤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Dailymail)’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알아본다.

체질량지수보다 체지방, 질병 위험을 예측하는데 더 중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구성이 변해 지방과 근육의 비율이 달라지고, 우리 몸은 서로 다른 신체 부위에 지방조직을 저장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체질량지수보다는 이 체지방 측정치가 평생 동안의 질병 위험을 정확하게 알려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많은 의사들이 노인들도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체중이 빠지면 부상과 질병에 대한 회복력이 나빠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체지방률이 더 높다. 이는 여성이 덜 건강해서가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신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방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건강한 여성의 경우 지방이 체중의 약 18~20%를 차지한다. 남성의 경우 이 수치는 약 10~15% 수준이다. 하지만 신체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하고, 호르몬이 변하며,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지방은 신체의 다른 부위로 재분배된다.

10대 청소년의 건강한 체지방 수준= 여 25~28% 남 12~15%
골반이 넓어지고 가슴이 발달하는 시기인 사춘기를 겪으면서 십대 청소년 여성은 체지방이 주로 허벅지와 엉덩이 주변에 집중된다. 이 아이들에게 권장되는 체지방 수준은 25~28% 범위 내다.

반면, 남자 아이들은 호르몬, 근육량, 지방 분포의 차이로 인해 여자 아이들보다 체지방 비율이 더 낮은 경향을 보인다. 여성에게서 지방 저장을 증가시키는 에스트로겐과 달리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근육 형성을 촉진한다. 십대 청소년 남성의 건강한 체지방률 범위는 12~15% 사이다.근육량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지만, 전반적인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지방이 더 많이 저장될 가능성이 있다.

2030대 건강한 체지방 수준= 여 21~32%, 남 8~19%

20~39세의 건강한 젊은 여성의 경우, 체지방은 전체 체중의 21~32%를 차지해야 한다. 남성은 이보다 낮은 8~19% 사이다. 이 시기에는 호르몬이 계속해서 변화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20대 중반에 최고치에 이른다. 건강한 체지방 범위가 청소년기와 다른 것은 근육량과 골량이 더 높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중년에 건강한 체지방 수준 = 여 23~33%, 남 11~21% 

 중년 및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를 겪으면서 지방이 저장되는 방식도 영향을 받는다. 이 시기에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서 지방이 엉덩이에서 복부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내장지방 증가로 이어지는데, 내장지방은 장기 주변에 축적되어 대사질환 및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엉덩이와 허벅지 주변 지방은 비교적 쉽게 근육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내장지방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폐경기나 폐경 이후 여성의 체지방 비율이 약간 더 높은 것이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 연령대에서 건강한 체지방 비율은 23~33% 사이다.

중년 남성의 경우에도 건강한 범위는 11~21% 사이로 달라진다. 남성 역시 이 시기에 지방이 복부 주변으로 모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아저씨 몸매’로 불리는 배가 불룩한 체형이 되기 쉬운 시기다.

65세 이후 건강한 체지방 수준 = 체질량 지수 여 31~32, 남 27~28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체중 대비 근육 비율이 훨씬 낮은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진대사가 더 느리기 때문에 지방이 잘 쌓인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건강에는 유익할 수 있다. 지방은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아파서 식욕이 없는 노인들에게는 질병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낙상으로 인한 부상도 어느 정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노인들도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는 지침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년층의 이상적인 체질량지수 범위에 대한 2022년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체질량지수가 25 미만인 사람들은 기능적 능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보행 및 균형 문제, 낙상 위험, 근력 감소, 영양실조를 경험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노년층의 최적의 체질량지수 범위는 각각 여성 31~32, 남성 27~28 였다.

모든 연령대에 대해 표준 체질량지수 범위가 너무 낮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온 미국 스탠포드대 케서린 플레갈 교수는 65세 이상 성인들에게 ‘약간의 과체중’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 영국영양사협회의 조언이 ‘좋은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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