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 차라리 잘라내는 게 효과적인 경우?

환자 선별에 도움주는 지표 만들어...이화의료원 주관한 국내 6개 대학병원 공동 연구

간질환을 방치하면 간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금주하고 여러 가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지 말아야 하며 잡곡과 채소 반찬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의료진이 절제 가능한 중간 병기의 간암에서 일부 환자의 경우 간 절제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로써 의료진은 치료 방식 선택에 도움을 줄 객관적 가이드를 더 얻게 됐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아(제1저자),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민종(공동책임저자),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신동현 교수(공동책임저자)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외과학 분야 SCI 저널 중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국제수술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중간 병기 간암에서 간 절제 시 유리한 예후를 가진 환자 선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중간 병기의 간암 환자의 표준 치료로 알려진 것은 경동맥화학색전술이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간의 종양이 자라는 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아주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대한간암학회의 간암등록사업 자료 및 국내 6개 병원(이대서울병원, 이대목동병원, 삼성서울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고대안암병원, 고대안산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후향적 연구를 통해 절제가 가능한 중간 병기 간암 환자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보다 간 절제술이 간암의 조

기 재발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간암은 치료 후 2년 이내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재발한다.  특히 종양의 개수가 3개를 초과하거나 2개 이상이거나 최대 장경이 3cm를 초과하는 중간 병기 간암에서는 적극적인 치료로 완치된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중간 병기 간암의 표준 치료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이지만, 절제 가능한 범위의 간암인 경우 간 절제를 시행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치료법을 사용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객관화된 지표가 필요했다.

연구팀이 1,686명의 간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간암의 조기 재발률은 간 절제술을 받은 경우가 표준 치료인 경동맥 화학색전술을 받은 경우보다 낮았으며, 간암의 종양표지자(종양에 대한 인체 반응으로 나타난 물질)가 높을수록, 기저 간 기능이 나쁠수록, 종양의 개수가 많을수록, 종양크기가 클수록 간 절제술 후에도 간암의 조기 재발률은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예후 연관 인자들을 이용하여 중간 병기 간암 환자의 조기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BCLC-B 서저리 리스크 스코어 (Surgery Risk score in BCLC-B (SR-B) score)’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의 1저자로 참여한 이한아 교수는 “중간 병기 환자라 하더라도 종양의 개수가 많거나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종양의 절제가 가능하다면 적극적 종양 절제를 시행해야 조기 재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책임저자인 이민종, 신동현 교수는 “중간 병기의 간암 환자에서 수술과 경동맥 화학색전술을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와 메타분석 결과 등이 있었으나, 과연 어떤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가 경동맥 화학색전술보다 유리할지에 대한 객관적 선별도구가 부족했다”라며 “본 연구결과는 중간 병기의 간암 환자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은 경우보다 절제 수술을 받을 때 좀 더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는 환자군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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